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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집권 전후가 같아야…문재인도 방송4법 입장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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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집권 전후가 같아야…문재인도 방송4법 입장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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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30일 “남한테 적용하는 원칙을 자신에게도 공평하게 적용하면 분열된 사회를 통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이날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률가의 길’을 주제로 특강을 열고 “예컨대 민주당은 야당 시절에 방송 4법을 통과시켜야한다고 주장했는데 집권하고 여당이 되자 그러지 않았다. 그게 바로 문재인 정부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30일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률가의 길’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배상철 기자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30일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률가의 길’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배상철 기자


문 전 권한대행은 “야당 시절에 방송 4법을 통과시켜야한다고 주장했으면 여당이 되자마자 방송 4법을 통과시켰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통합”이라며 “물론 문재인 정부에 나름 사정이 있었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사회가 통합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모든 이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라며 ‘공정’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나에게 적용할 원칙과 남에게 적용할 원칙을 똑같이 했을 때, 공평무사하게 적용했을 때 모두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용과 절제도 대통령의 덕목이라고 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대통령은 쓴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며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권력을 절제하지 않고는 민주주의가 성숙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관용과 절제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들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추진하다가 안 되니까 계엄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언론에서 수차례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듣지 않았고 결국 그렇게 됐다. 쓴소리는 잘못되라고 하는 게 아니라 잘되라고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문 전 권한대행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판사가 되고 법정에서 문재인 변호사를 종종 만났다. 인권 변호사로 변론을 잘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을 잘해서 재판 결과가 좋았을 터인데 그 덕분인지 그분이 저를 좋게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당시 문 변호사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관 임명 당시 일화도 전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서울에서 일해보지 않은 지역법관이 대통령하고 친하다는 이유로 재판관을 맡아 잘할 수 있겠나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큰 사건과 작은 사건을 나누는 일 자체가 건방지다고 생각한다. 소송 당사자에게는 다 똑같은 중요한 사건”이라며 “매번 진심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향후 행보를 묻는 말에 문 전 권한대행은 "1987년 대학교 졸업 이후 지금까지 공무원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당분간은 공직 생활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간접적으로 후학 양성에 뜻이 있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문 전 권한대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맡아 파면을 선고한 뒤 지난달 18일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춘천=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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