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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BBC 집중조명 "탈맨유 효과 실제하나"→이적생 11인 활약도 분석…"가르나초 '제2의 안토니' 가능성"

스포티비뉴스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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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BBC 집중조명 "탈맨유 효과 실제하나"→이적생 11인 활약도 분석…"가르나초 '제2의 안토니'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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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탈(脫)맨유 효과'란 말이 있다.

기원은 분분하나 일반적으로 2014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부임한 루이 판할 감독 시절 생긴 용어로 추정된다.

당시 판할 감독으로부터 선택 받지 못한 선수가 맨유를 벗어나면서부터 제 기량을 되찾는 일이 잦아지자 팬들 사이에서 해당 표현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앙헬 디 마리아, 루이스 나니, 치차리토, 대런 플레처가 대표적인 예다.

약 10년이 흐른 현재도 이 명사구의 위용은 여전하다. 오히려 세가 더 커진 모양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맨유를 떠난 선수가 호성적을 거둔 것인가 아님 클럽이 그들을 다른 곳으로 보낸 것이 옳은 일이었는가"란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한때 맨유를 떠나는 게 선수 경력 고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딛는 것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지금도 과연 그럴까"라며 스콧 맥토미니(나폴리) 안토니(레알 베티스) 딘 헨더슨(크리스탈 팰리스) 등 대표 이적생 11인의 올 시즌 기상도를 조명했다.


맥토미니와 헨더슨, 제이든 산초(첼시)는 올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맥토미니는 소속팀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에 크게 공헌했고 산초는 유럽축구연맹(UEFA) 콘퍼런스리그(UECL), 헨더슨은 팰리스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제패에 일조했다.


29일 첼시와 레알 베티스가 맞붙은 UECL 결승에는 전직 맨유 선수 둘이 적으로 만나 자웅을 겨뤘다.

팀 3번째 득점을 책임진 산초의 첼시가 안토니가 뛰는 레알 베티스에 4-1 역전승을 거두고 시상대 맨 위 칸에 올랐다.

BBC는 "에릭 텐하흐 감독의 재앙과도 같던 산초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유럽대항전 우승 메달을 목에 걸며 (성공적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면서 4년 전만 해도 '귀하신 몸'이던 스물다섯 살 젊은 윙어의 재기 움직임을 흥미로워했다.


"다음 달 1일 열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역시 맨유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미드필더 헨리크 미키타리안과 풀백 마테오 다르미안이 인터 밀란 소속으로 피치를 밟을 수 있다. (둘을 비롯해) 산초와 안토니, 맥토미니 등 올드 트래포드 밖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선수가 상당히 많다"고 귀띔했다.

개중 백미는 맥토미니다. 맨유 유스 출신으로 2002년부터 20년 넘게 맨체스터에 몸담은 그는 지난해 구단이 마누엘 우가르테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정(PSR) 위반 가능성을 이유로 방출돼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세리에A에서 훨훨 날았다. 거의 모든 지표가 맨유 시절보다 향상했다.

올 시즌 36경기(선발 33회)에서 2972분을 뛰어 13골 4도움을 수확했다.

지난 시즌 레드 데빌스에서 43경기(선발 27회) 2772분을 소화하며 쌓은 10골 3도움보다 나은 수치를 보였다. 패스 정확도 역시 82.7%에서 85%로 증가했고 경기당 기회 창출, 상대 박스 안에서 터치 횟수도 늘었다.

1997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빅이어를 거머쥔 스코틀랜드 미드필더 출신 폴 램버트는 BBC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로 이적이 맥토미니의 재탄생을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BBC 수석 기자로 활동하는 사이먼 스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맥토미니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 전 맨유 감독은 친정이 어째서 스코틀랜드 국가대표를 매각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고 힘줘 말했다.

"물론 이유는 명쾌했다. 텐하흐는 맥토미니의 나폴리행을 원치 않았지만 PSR 하에서 우가르테를 영입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그의 방출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이론은 탄탄하나 (결과적으론) 잘못된 선택이었다. 우가르테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안토니는 탈맨유 효과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2022년 여름, 구단 역대 두 번째로 높은 8130만 파운드(약 1510억 원)의 이적료로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한 그는 62경기 5골이란 초라한 성적을 거둔 채 주전 입지를 상실했다.

결국 지난 1월 레알 베티스로 이적해 반등을 꾀했고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26경기 9골 5도움을 몰아치며 완벽히 부활했다. 유럽대항전에서만 4골을 꽂아 '큰물'서도 통하는 재목임을 재입증했다.

'포스트 다비드 데헤아'로 낙점돼 기대를 모은 헨더슨 역시 2년 전 2000만 파운드(약 371억 원)의 이적료로 팰리스 유니폼을 입은 뒤 만개했다.

'거함' 맨체스터 시티를 1-0으로 일축한 FA컵 결승에서 오마르 마르무시 페널티킥을 선방해 구단 사상 첫 트로피 획득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려 커리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윙어 안토니 엘랑가(노팅엄 포레스트)도 빼놓을 수 없다. 올 시즌 리그 38경기 6골 11도움을 쓸어 담아 노팅엄 7위 돌풍에 크게 한몫했다.

2년 전 텐하흐 감독으로부터 "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선수"라며 배제돼 노팅엄으로 좌천되듯 떠난 것을 고려하면 상전벽해를 이뤘다.


다만 반례(反例)도 있다. BBC는 폴 포그바(무소속)와 앙토니 마르시알(AEK 아테니) 제시 린가드(FC 서울) 도니 판더베이크(지로나)를 맨유를 떠난 뒤에도 의미 있는 약진을 거두지 못한 예로 꼽았다.

올여름 탈맨유가 유력한 공격수는 셋이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마커스 래시포드, 산초다.

BBC는 "가르나초는 올드 트래포드판 '압력솥'을 떠나 성공할 수 있을까. 약관의 윙어인 그는 올해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경험이 부족한 맨유 스쿼드가 맞닥뜨린 여러 난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촌평했다.

"다만 과거 스무 살이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때 주변엔 리오 퍼디난드,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같은 선수가 있어 (그러한) 부진이 선명히 드러나지 않았다. 하나 가르나초는 다르다. 팀이 겪은 어려움을 본인도 온몸으로 경험해야 했다"며 환경의 차이가 그의 침체를 더 두드러지게 보이게 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한결 부담이 적은 팀으로 여건을 전환할 경우 앞선 성공사례 목록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뉘앙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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