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볼티모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마이애미를 거치며 다소간 부침이 있었던 스캇은 2024년 전성기를 맞이했다. 마이애미에서 44경기에 나가 45⅔이닝을 던지며 6승5패18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의 놀라운 활약을 한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서 좌완 불펜이 필요했던 샌디에이고가 시즌 중반 스캇을 품에 안았고, 스캇은 다저스 좌타자들을 괴롭히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다저스 핵심 타자인 오타니 쇼헤이(31)를 상대로 매우 강했다. 스캇은 오타니와 10번을 상대해 9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상성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졌고, 다저스는 오타니 타석만 되면 불펜의 문을 열고 뛰어 나오는 스캇을 매번 지켜봐야 했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를 이기고 끝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으나 결국 이 성가신 선수를 지우기로 결정한다. 그냥 영입해버렸다.
다저스는 2025년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스캇과 4년 총액 7200만 달러(약 993억 원)에 계약했다. 가뜩이나 강한 불펜에 스캇이라는 최정상급 좌완이 하나 더 추가됐으니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스캇은 지난해 마이애미와 샌디에이고를 거치며 72경기에 나가 72이닝을 소화하며 9승6패22세이브 평균자책점 1.75로 맹활약했다. 다저스의 개막 마무리 후보 중 하나로 평가하는 것은 당연했다.
스캇의 장점은 빼어난 피장타 억제력이었다. 패스트볼-슬라이더라는 단순한 구종 레퍼토리를 가졌지만 좌·우 타자 모두 몸쪽 승부를 잘하고, 여기에 강력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피치 터널을 가졌다. 그래서 안타는 간혹 맞아도 큰 것을 안 맞으며 버텼다. 그런데 올해는 9이닝당 피홈런 개수가 지난해 0.4개에서 1.4개로 폭증했다. 개인 경력 평균(0.7개)의 두 배다. 마무리의 가장 큰 덕목이 사라진 것이다.
중요한 순간에 올라 한 번 실점하면 대량 실점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블론세이브를 하더라도 최소 실점에서 버티면 다저스 타선을 고려할 때 재역전 가능성도 있는데, 스캇이 아예 경기를 날리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올해 스캇은 26경기 중 19경기는 무실점이었지만, 나머지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관리에 실패했다.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편차가 크다.
스캇과 더불어 우주방위대급 불펜 퍼즐로 기대를 모았던 또 하나의 마무리 영입생 커비 예이츠(1년 1300만 달러) 또한 22경기에서 18⅔이닝을 던지며 3승2패 평균자책점 4.34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텍사스에서 뛰었던 예이츠의 평균자책점은 61경기에서 1.17이었다. 많은 돈을 들인 영입은 아니었지만 공은 누구보다 많이 들였던 사사키 로키 또한 부상자 명단에 있고, 마이클 콘포토는 시즌 전반적인 성적이 좋지 않아 심지어 방출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FA 영입생들의 반전이 절실히 필요한 가운데 다저스의 최종 성적표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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