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북 포항시 동해면 해군 초계기 추락 현장에서 해군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9일 오후 포항에서 훈련 중 추락한 해상 초계기(P-3CK)가 추락 직전까지 관제탑과 정상적으로 교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신에는 ‘비상상황’에 대한 내용도 없었다고 한다. 군은 조류 충돌이나 난기류를 비롯한 외력에 의한 추락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군 관계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날 추락한 해상초계기의 음성녹음저장장치(블랙박스)를 사고 현장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고 전 관제탑과 항공기 간 교신은 오후 1시48분이 마지막이며 비상 상황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관제탑에 저장된 항적 자료와 사고기의 음성녹음저장장치에 녹음된 내용 등을 분석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블랙박스는 조종자들과 관제탑이 나눈 교신 내용 등이 담긴 녹음 장치와 비행 데이터 기록 장치를 합쳐 부르는 용어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항공기에는 음성녹음장치만 있고 비행데이터 기록 장치는 별도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사고기는 2010년 도입됐고 2030년 퇴역 예정이었다. 2021년 2월 25부터 8월 23일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285개 항목에 걸쳐 기체 창정비를 실시했다. 해군은 조류 충돌 가능성과 기상 급변 및 난기류 등 외력에 의한 추락 가능성도 열어두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고 이후 피-3 특별안전 점검을 포함해 모든 항공기의 이상 유무도 확인하고 있다. 해군은 사고 항공기 잔해를 해군항공사령부로 옮겨 민간 전문인력과 함께 합동 사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해군은 사고기에 탑승했다가 숨진 정조종사 박진우 소령, 부조종사 이태훈 대위, 전술사 윤동규 중사, 전술사 강신원 중사 등 4명에 대해 보통전공사상 심사위원회를 열어 이들을 순직 처리하기로 했다. 일계급 추서 진급도 국방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박진우 소령과 이태훈 대위는 각각 1700여 시간과 900여 시간의 비행경력을 갖고 있다고 해군은 전했다. 포항에서 근무하며 비행 임무를 수행한 기간은 박 소령이 약 5년, 이 대위는 약 3개월이다. 장례는 해군장으로 엄수되며, 6월1일 해군항공사령부에서 영결식을 한 뒤 대전현충원에 봉안될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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