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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맛'은 어떻게 넷플릭스 1위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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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맛'은 어떻게 넷플릭스 1위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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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TV'당신의 맛', 입소문 타고 OTT와 시청률 나란히 급상승
특히 넷플릭스서 23개국 1위 기록 쾌거
한식 향한 해외 관심 속 추후 성적 기대 높아


지니TV '당신의 맛'이 넷플릭스 1위를 차지했다. 지니TV 제공

지니TV '당신의 맛'이 넷플릭스 1위를 차지했다. 지니TV 제공


지니TV '당신의 맛'이 넷플릭스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방영 당시 기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과 '천국보다 아름다운'을 제친 성과다. 화려한 스케일의 세계관이나 장르물도 아니고 평범한 맛집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입소문에 불이 붙었다. 강하늘 특유의 코미디와 고민시의 차진 캐릭터 소화력, 여기에 최근 붐이 일고 있는 파인다이닝과 한식의 만남, 한준희 크리에이터의 연출력 등이 시너지를 끌어내면서 폭발적인 화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최근 방송 중인 지니TV·ENA '당신의 맛'이 입소문을 타고 승승장구 중이다. 작품은 식품 기업을 물려받기 위해 작은 식당을 인수 합병하는 레시피 사냥꾼과 간판도 없는 원테이블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의 전쟁 같은 성장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다. 지난 12일 첫 방송됐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1회 2%로 시작한 '당신의 맛'은 3회 3.1%로 상승했다. 시청자들은 온랑인 커뮤니티를 통해 "뻔한 얘기지만 그래도 모처럼 힐링되는 내용이다", "사람을 대하는 기본 생각이 너무나 따뜻하고 아량이 넓은 여주인공이다", "요리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뛰어난 연출과 스토리입니다, 요리에 대해 이렇게 잘 풀어서 재미있게, 달달하게 설명해주신 드라마는 처음이다"라면서 호평을 던지고 있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은 시청률이 아니다. 바로 OTT 글로벌 순위다. OTT 순위 전문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집계에 다르면 '당신의 맛'은 넷플릭스 비영어 TV쇼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지난 14일에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내 23개국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화제작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탄금'이 공개된 시점에서 '당신의 맛'이 넷플릭스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꽤 이례적인 성적이다.

'당신의 맛'은 사실 클리셰에 가깝다. 성공을 쫓다 나락에 떨어진 재벌2세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만나 구원을 받는 서사는 익숙하다. 다만 이들의 배경이 전주 한옥마을 속 좁디좁은 골목에 위치한 작은 가게이며 이들의 무기가 한식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유명 파인다이닝을 쥐락펴락했던 남주인공이 식당 가게를 운영하는 것에 쩔쩔매고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린다. 1회 날카롭고 프로페셔녈한 모습이 강조됐던 것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후줄근하고 어수룩한 캐릭터만 남았다.

여기에서 강하늘의 매력이 최고조로 빛을 발한다. 대표작 '동백꽃 필 무렵'으로 로맨스코미디장르에서 주가를 올린 강하늘은 특유의 과장된 코믹 연기로 이야기의 차진 맛을 가미한다.


이는 지니TV에게는 새로운 호재다. '신병3'을 티빙으로 공개하면서 시리즈 최고 성적을 기록했던 지니TV는 '당신의 맛'으로 오랜만에 활짝 웃게 됐다. 한준희 크리에이터의 참여도 '당신의 맛'의 매력을 더욱 드높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무게감 있는 작품에 주로 참여했던 한준희 감독은 그간 선보인 드라마 중 가장 경쾌한 리듬의 작품을 선보이게 됐다. 그리고 '당신의 맛'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은 만큼 한준희 감독의 스펙트럼 또한 더 확장됐다.

최근 한식이 글로벌 주류로 입성했기 때문에 '당신의 맛' 역시 특수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 특유의 장을 담그는 문화를 비롯해 여러 한식이 다양하게 조리되는 과정이 '당신의 맛'의 보는 재미를 고조시킨다. 앞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캐릭터를 소개하는 주 장치였던 김밥이 드라마를 통해 전 세계가 소비하는 음식이 된 바 있다. 이에 넷플릭스라는 날개를 단 '당신의 맛'과 작품 속 한식들이 얼마나 멀리 날아갈지 즐거운 기대감이 모인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