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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사고에 '크보빵' 생산 멈춘 SPC삼립 "안전 정책 원점 재검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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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사고에 '크보빵' 생산 멈춘 SPC삼립 "안전 정책 원점 재검토하겠다"

속보
北,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김정은 참관
안전사고 후속 조치 발표
사고 설비 전면 철거·폐기
4조 3교대제도 시범 운영
"질책 겸허히 받아들인다"


15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 SPC삼립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협업해 출시한 크보빵(KBO빵)이 판매되고 있다. 뉴스1

15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 SPC삼립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협업해 출시한 크보빵(KBO빵)이 판매되고 있다. 뉴스1


최근 사업장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SPC삼립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업해 출시했던 '크보빵' 생산을 중단하고 안전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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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C 시화공장 노동자 사망에 야구팬들 크보빵 불매운동 시작 [영상]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2615500004844)


SPC삼립은 29일 홈페이지에 황종현·김범수 대표 명의로 이 같은 내용의 'SPC삼립 안전사고 후속 조치' 공지를 올렸다. 앞서 19일 오전 3시쯤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빵을 식히는 컨베이어 벨트에 상반신이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6시간 뒤 SPC삼립은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김범수 대표 명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SPC그룹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움직임이 확산하고 6·3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들도 잇따라 비판에 나서자 재발 방지 대책을 추가로 내놓은 것이다.

인명 사고가 발생한 SPC와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의 콜라보 중단을 촉구하는 이미지.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X 계정

인명 사고가 발생한 SPC와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의 콜라보 중단을 촉구하는 이미지.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X 계정


먼저 SPC삼립 측은 프로야구 인기와 맞물려 '품귀' 현상까지 벌어졌던 크보빵을 6월 1일부터 만들지 않기로 했다. 또 사고가 발생한 설비는 경찰·고용노동부 등 관계 기관 조사가 끝난 뒤 전면 철거 및 폐기하는 한편,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하는 합동 안전 점검 모니터링 주기를 반기에서 분기로 확대하기로 했다. 더불어 시화공장의 생산 라인 별로 매주 하루 가동을 중단하고 설비를 점검하고 노사 협의를 통해 일부 라인에는 4조3교대제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황종현·김범수 대표는 "사고에 대한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러한)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했다.

27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근로자 안전 사고 관련 합동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27일 경기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근로자 안전 사고 관련 합동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최근 몇 년 동안 SPC 계열사에서는 노동자 사망 사고가 잇따랐다. 2022년 10월 SPL 평택 제빵 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여 숨졌다. 이후 불매 운동이 벌어지자 SPC 측은 3년 간 1,000억 원을 투자해 안전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듬해 8월 SPC 샤니 성남 제빵 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반죽 기계에 끼여 사망하고 시화공장 사고마저 발생하면서 안전 관리 체계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한 도세호 SPC 대표는 "2022년 사고 이후 계열사별 안전 강화를 추진했지만 근본적 변화에 실패했다"며 "그동안 추진해온 안전 정책을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