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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번지는 세계평화와 번영 향한 거대한 물결

조선비즈 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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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번지는 세계평화와 번영 향한 거대한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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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제주포럼 개회식 전경

제20회 제주포럼 개회식 전경



올해는 제주포럼이 20회를 맞이하는 해이자, 제주도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지 2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인, 「제20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개회식이 5월 29일(목) 오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2001년 ‘제주평화포럼’으로 시작한 제주포럼은 지난 20회 동안 수많은 국내외 정상급 인사와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대화의 장이다. 이후 변화를 거듭하며 아시아 대표 국제공공포럼이자 글로벌 공공외교 플랫폼으로의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해왔다.

제20회를 맞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혁신’을 대주제로 열린 올해 제주포럼은 지난 20년간 평화의 상징이자 국제협력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제주의 위상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개회식은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한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반기문 前 유엔사무총장, 로즈메리 디칼로 유엔(UN) 정무평화구축국 사무차장과 직접 개회를 축하한 웸켈레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 등이 제주포럼의 본질적인 가치인 ‘평화와 공동번영’의 의미를 되새기고, 글로벌 연대와 협력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개회사를 통해 “제주도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선포된 지 2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인 올해, 제주4·3 기록물 1만 4,600여 건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위대한 성과가 더해졌다”고 언급했다. 특히 “격동의 시대일수록 기회를 놓치지 않고 혁신을 위한 행동을 즉각 실천해야 한다”며, “제주포럼이 국제사회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와 포용으로 나아가는 연대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올해 대주제로‘혁신을 통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선정했다”고 이번 제주포럼의 의의를 밝혔다.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장관(왼쪽)의 사회로 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과 다닐로 튀르크 전 슬로베니아 대통령이 세계지도자세션에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혁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장관(왼쪽)의 사회로 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과 다닐로 튀르크 전 슬로베니아 대통령이 세계지도자세션에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혁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어서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한민국은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으로서, 다양한 도전 속에서도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공동번영을 이끌어 나가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번에 제주에서 개최된 APEC 관련 회의들은 올해 말 개최될 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제주포럼은 집단지성이 결집하고 국제사회에 던져진 화두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울러, 반기문 前 유엔사무총장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 시대의 가장 심각한 공동 과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다자주의를 통한 글로벌 협력을 증진해야 하고, 대표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서로 협력하도록 유도하는 혁신적인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밝히면서 “올해 제주포럼이 세계평화와 번영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인 혁신을 바탕으로 성과를 도출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제주포럼의 발전과 역할을 주문했다.

이어서 영상 메시지를 전한 로즈메리 디칼로 유엔 정무평화구축국 사무차장은 “유엔에 있어서도 올해 제주포럼의 주제는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데, 현재 유엔 조직의 활동과 임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혁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혁신은 기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사고방식, 협력관계, 일하는 방식 모두를 아울러야 하고, 진정한 혁신은 여성과 청년의 실질적 참여 등 사람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웸켈레 메네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 사무총장은 지난해 6월 한국에서 처음 개최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정상회의에서 양국은 인류의 연대와 혁신을 강조하고 밝은 미래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인류가 직면한 분절화, 무역의 무기화, 글로벌 공급망 와해 등의 도전과제를 혼자 헤쳐나갈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단정하며 “한-아프리카 양국 정상회의에서 강조했던 대 변혁적 관계와 파트너십을, 곧 탄생할 한국의 새정부와 끊임없이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한-아프리카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 밖에도 개회식 축하공연에서는 제주어로 노래하는 제라진 소년소녀합창단과 일본 도쿠시마 소년소녀합창단의 특별한 합동공연으로 평화의 울림을 더했다. 제라진 합창단은 일본어로, 도쿠시마 합창단은 한국어로 각각 노래하며 국가 간 문화교류의 상징과 갈등 치유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이날 개회식 직후 전직 세계 지도자들이 국제사회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혁신을 의논하는 세계지도자세션이 진행되었다.

제주평화연구원이 주관하는 이번 세션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되었다가 지난해 재개된 제주포럼의 대표 세션 중 하나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국제사회의 복합적인 도전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지도자들의 지혜를 모으고자 마련됐다.


김성환 동아시아재단 이사장(제36대 외교통상부 장관)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는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前 필리핀 대통령과 다닐로 튀르크 前 슬로베니아 대통령이 패널로 참석해 글로벌 복합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심도 있는 의견을 제시했다.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前 필리핀 대통령은 올해 제주포럼 주제의 핵심인 혁신에 대해 정치적·기술적 관점을 제시하고, 혁신의 활용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소수의 부유한 나라들이 가장 먼저 혜택을 가져갔던 것과 같이 전통적인 방식의 혁신은 글로벌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며 “이제 혁신은 전 세계적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뤄져야 하고, 이 혁신의 혜택은 소외된 이들을 위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불협화음을 근절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다닐로 튀르크 前 슬로베니아 대통령은 올해가 2차 세계대전 종식 80주년이자 유엔 창설 80주년이 되는 해임을 상기하고, 고통스러운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한 몇 가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가장 먼저 모든 정부가 자국 내에서는 물론 주변 국가와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1순위가 되어야 하며, 이번 제주포럼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이런 평화의 해법을 탐구할 수 있는 구체적 제안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분쟁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기존의 중립국, 강대국 중심에서 벗어난 새로운 중재 전담기구 창설이 필요하며 아시아가 그 역할을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특히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활동을 더 높은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밝혔다.

국내외 정상급 인사들의 축하와 격려 속에 성황리에 개막한 제20회 제주포럼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여러 분야의 글로벌 리더와 전문가 및 기관 관계자들의 어젠다 제시와 다양한 논점 및 시각, 그에 기반한 치열한 토론과 의견 교환은 이후 실질적 평화와 지속 가능한 공동번영이라는 제주포럼의 주제이자 목표의 커다란 주춧돌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민기 기자(min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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