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뒤 7일 만인 지난 4월11월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을 재수사하는 검찰이 ‘2차 주포’(주가조작 중심인물) 김아무개씨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씨로부터 ‘1차 때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지했을 수 있다는 의심이 간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계자들을 조사하면서 전체적인 사실관계를 다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대선 이후 김 여사를 소환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겨레 취재 결과, 서울고검 형사부는 전날 오후 김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4시간30분가량 조사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김 여사가 주가조작 범행을 인지했다고 보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된 바 있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른바 ‘2차 시기’에는 주가 조작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자신은 결백하다는 의미다. 이어 김씨는 “김 여사와 주가조작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고, 당시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알았다면 주식을 사야 하는데 대부분 팔았다”고 검찰에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도이치 주가조작 범행이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이뤄졌다고 보고 기소했는데, 이중 김씨가 활동한 시기는 2010년 10월 이후(2차 시기)이다.
반면 자신이 활동하지 않았던 ‘1차 시기’에 대해서는 “주가 조작이 있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만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김씨가 활동하기 전 1차 주포로 활동한 이아무개씨는 2021년 검찰 조사에서 2009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자신에게 “주식 수익의 30~40%를 주겠다”고 말할 당시 김 여사가 있었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재판에선 김 여사가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아울러 이씨는 2010년 3월 지인 계좌를 통해 김 여사에게 4700만원을 송금했는데, 검찰은 해당 금전이 손실 보상금이라고 의심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런 점 등을 봤을 때 김 여사가 당시 주가조작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법원은 1차 범행의 경우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보고 도이치 범행과 관련해 이씨에 대해 면소 판결을 했다.
김씨는 김 여사를 둘러싼 핵심 의혹인 ‘7초 매매’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11월1일 오전 김씨는 투자자문서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임원인 민아무개씨에게 “(도이치 주식 8만주를 3300원에) 매도하라 하셈”이라는 문자를 보냈는데, 7초 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정확히 동일한 주문이 나왔다. 법원은 해당 거래가 주식을 사고파는 이들끼리 짜고 진행하는 ‘통정매매’ 범행이라 판단했다.
이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민씨→이종호(블랙펄인베스트 대표)→권오수(도이치모터스 당시 대표)→김건희’ 순서로 의사 연락이 이뤄져 김 여사가 주식을 매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에 대해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 자신은 매도자가 김 여사인지 몰랐다”면서도 “도이치 주식을 판매하려던 김 여사 쪽에서 우연히 거래를 성사했거나 권 전 회장이 김 여사에게 사전에 ‘이 시기에 거래가 있을 것’이라고 알려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씨는 법원·검찰의 판단대로 순차 연락을 거쳐 김 여사가 주식을 매도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김씨는 2021년 자신이 도피 과정에서 민씨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 “김건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 상황”이라고 쓴 내용을 두고서는 “김 여사를 공범이라 생각하고 쓴 게 아니고,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리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만 문제가 된다는 취지”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 진술을 토대로 이 사건 핵심 인물인 권 전 회장과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상대로 김 여사 가담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곧 권오수 전 대표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