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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로켓 국내 시험발사 첫 성공... '뉴 스페이스' 시대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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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로켓 국내 시험발사 첫 성공... '뉴 스페이스' 시대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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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우나스텔라, 고흥 발사장에서
5톤급 엔진 실은 '우나 익스프레스' 발사
목표 거리 10km 올라갔다 바다로 낙하
브라질서 시험발사 이노스페이스 이어
민간 로켓 두 번째... 생태계 활력 기대


우나스텔라의 발사체 '우나 익스프레스 1호'가 28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발사장에서 시험발사되고 있다. 우나스텔라 제공

우나스텔라의 발사체 '우나 익스프레스 1호'가 28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발사장에서 시험발사되고 있다. 우나스텔라 제공


국내 유인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우나스텔라가 소형 발사체(로켓)를 시험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땅에서 민간 기업이 자력으로 우주 로켓 발사에 성공한 첫 사례로,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한발 더 다가선 셈이다.

우나스텔라는 지난 28일 오후 11시 50분쯤 전남 고흥군 봉래면의 자체 발사장에서 독자 개발한 소형 발사체 ‘우나 익스프레스 1호기(UNA EXPRESS-I)’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2022년 2월 회사 설립 이래 3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우나 익스프레스 1호기의 길이는 9.45m, 총 중량은 2톤이다. 케로신(등유)과 액체 산소를 연료로 쓰는 추력 5톤급 엔진을 탑재했다. 추력은 로켓을 밀어올리는 힘을 뜻한다. 이 발사체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충남대 소속 연구진들이 개발 중인 미세중력 시험 장치가 실렸다. 우나 익스프레스 1호기는 시험발사 목표인 비행거리 10km를 달성한 뒤 고흥군 해상 안전 설정 구역으로 낙하했다.

우나스텔라는 지난해 11월 첫 시험발사를 시도했지만, 엔진 점화가 지연되면서 비행 종단 시스템이 작동돼 발사가 중단됐다. 이후 6개월간 다시 준비해 2차 시도에서 성공을 거뒀다.

민간 우주기업이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발사체를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또 다른 우주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2023년 시험발사체 ‘한빛-TLV’ 발사에 성공한 적이 있지만, 한국이 아닌 브라질의 아우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한 것이었다. 최근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첫 국내 발사체 시험발사에 나섰다가 기체 결함으로 연기하고, 이노스페이스가 위성발사체1의 상업 발사 일정을 하반기로 미루면서 국내 민간 발사체 시장이 주춤하는 듯했으나, 우나스텔라가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이번 발사는 지난 27일 개청 1년을 맞은 우주항공청의 우주산업 부품 국산화 사업인 ‘스페이스 파이오니어 사업’의 첫 성과이기도 하다. 우나스텔라는 이 사업의 수요기업으로 참여해 국내 중소기업 단암시스템즈의 에비오닉스(항공전자) 통합 기술, 한양이엔지의 단간 연결 기술을 도입했다. 이번 시험발사로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에 활력이 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나스텔라는 이번 시험 발사 성공을 계기로 전기모터 펌프 사이클 엔진 기반의 우주발사체 개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발사체는 엔진 성능을 시험하는 목적으로 쐈기 때문에 펌프 대신 가압탱크를 넣었다. 시험용 아닌 상용 우주발사체에는 연료와 산화제를 높은 압력으로 주입하는 펌프가 필요하다.

박재홍 우나스텔라 대표는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는 데 우나스텔라가 일조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1 위성발사체
인공위성을 원하는 우주 궤도에 올리는 발사체.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