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이종범 넘어 첫 30연속 도루 성공
2023년까지 통산 도루 5개, 실패는 7번
지난해 '뛰는 야구'에 눈떠 21도루 기록
투수 습관, 볼 배합 연구해 데이터 축적
"상대 배터리가 예상 못할 때 뛰어"
빠른 발은 아니지만 뛰면 100% 산다. 30번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킨 키움 내야수 송성문이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넘어 프로야구 최다 연속 도루 기록을 새로 썼다.
송성문은 2023년 8월 13일 잠실 LG전 도루를 시작으로 이달 28일 광주 KIA전까지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30회 연속 베이스를 훔쳤다. 종전 기록은 이종범이 해태 시절인 1997년 5월 18일부터 같은 해 6월 27일까지 작성한 29연속 도루다.
2015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송성문은 원래 '뛰는 선수'가 아니었다. 2023년까지 통산 도루 시도는 12차례에 불과했고, 5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키 183cm, 몸무게 88kg으로 육중한 체격이 아닌데도 실패 횟수가 더 많았다.
2023년까지 통산 도루 5개, 실패는 7번
지난해 '뛰는 야구'에 눈떠 21도루 기록
투수 습관, 볼 배합 연구해 데이터 축적
"상대 배터리가 예상 못할 때 뛰어"
키움 송성문이 2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 경기에서 1회초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키움 제공 |
빠른 발은 아니지만 뛰면 100% 산다. 30번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킨 키움 내야수 송성문이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넘어 프로야구 최다 연속 도루 기록을 새로 썼다.
송성문은 2023년 8월 13일 잠실 LG전 도루를 시작으로 이달 28일 광주 KIA전까지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30회 연속 베이스를 훔쳤다. 종전 기록은 이종범이 해태 시절인 1997년 5월 18일부터 같은 해 6월 27일까지 작성한 29연속 도루다.
2015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송성문은 원래 '뛰는 선수'가 아니었다. 2023년까지 통산 도루 시도는 12차례에 불과했고, 5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키 183cm, 몸무게 88kg으로 육중한 체격이 아닌데도 실패 횟수가 더 많았다.
송성문의 기록 달성을 알리는 전광판. 키움 제공 |
하지만 야구에 눈을 뜬 지난해 도루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타율 0.340에 19홈런을 때린 2024시즌 송성문은 뛰는 야구도 하면서 21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올해도 57경기에서 8개를 실패 없이 추가해 신기록을 완성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기록이라 야구 인생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놀라운 도루 성공률의 비결은 바로 철저한 연구다. 투수가 투구를 할 때와 견제를 할 때 나타나는 습관, 볼 배합 등을 파악해 자신만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그 결과, 올해 직구 타이밍에도 네 차례나 베이스를 훔칠 수 있었다. 나머지 4번은 변화구 타이밍에 뛰었다.
송성문은 "빠른 발로 도루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투수의 습관이나 타이밍을 보고 시도하는 유형"이라며 "되도록 상대 배터리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뛰려고 한다. 무리하게 시도해서 흐름을 끊으면 팀에 오히려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공격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정음 주루 코치님과 김준완 1루 코치님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기록은 불가능했다"며 "두 코치님께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키움 주장 송성문은 저조한 팀 성적에 마음이 무겁다. 뉴시스 |
다만 저조한 팀 성적 탓에 대기록을 완성하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최하위 키움은 5월에만 21패(28일 기준)를 당해 프로야구 역대 월간 최다패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앞서 1991년 5월 OB, 1992년 5월과 1999년 5월 쌍방울, 2015년 5월과 2017년 6월 KT는 월간 20패를 당했다.
팀의 주장이기도 한 송성문은 "최근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드려 선수단을 대표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남은 기간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선수단 모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 =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