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SK이노, CEO 전격교체…고강도 쇄신 예고

헤럴드경제 고은결
원문보기

SK이노, CEO 전격교체…고강도 쇄신 예고

속보
李대통령 "대만 문제서 '하나의 중국' 존중 변함 없어"
28일 이사회 열고 최고경영자 교체
연중 기습 인사두고 엄중상황 방증
장용호 총괄사장, 사업 재편에 속도
추형욱 대표, E&S 전담 경영 지속


SK이노베이션이 불과 1년여 만에 사령탑을 교체하며 고강도 쇄신을 예고하고 있다. 매우 이례적으로 연중에 나온 이번 최고경영자(CEO) 인사는 그만큼 회사가 처한 위기 상황이 엄중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그룹 내 알짜 게열사인 SK E&S와의 합병 법인을 출범시킨 지 7개월 만으로, 에너지 사업 재정비를 필두로 리밸런싱(사업재편)과 운영 개선(OI)에 더 속도가 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이사회를 열어 박상규 총괄사장을 장용호 SK㈜ 사장으로 교체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박 총괄사장이 맡던 대표이사직에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을 선임하는 내용도 통과시켰다.

박 사장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사임을 결정했다. 지난해 3월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 사장은 그해 11월 E&S와 합병하며 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회사를 탈바꿈시켰지만 결국 1년 2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박 사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장은 계속 맡으며 마이써니(mySUNI) 총장으로 옮긴다.

업계에선 정기 시즌이 아님에도 나온 이번 인사를 두고 그만큼 사업 환경이 크게 악화, 전열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걸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SK그룹이 지난해 초 리밸런싱에 돌입, 수시 인사를 통해 기민한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정기 인사를 수개월 남겨두고 SK에코플랜트, SK스퀘어 등 일부 계열사 CEO가 교체된 바 있다. 여기에 계열사별 리밸런싱 상황을 점검하는 SK그룹 경영전략회의가 다음달 13~14일 예정돼 있는 것도 이번 기습 인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SK이노베이션은 그룹의 캐시카우인 SK E&S와의 합병에도, 올해 1분기 적자전환하는 등 재무개선이 더딘 상황이다. 주력인 배터리 사업의 적자가 이어지고 정유 사업도 유가와 정제마진의 동반 약세로 고전했다. 화학 사업도 공급 과잉에 따른 구조적 불황이 길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외 불확실성도 증폭 중이다.

이에 기존 박 총괄사장의 역할을 둘이 나눠맡으며 서둘러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경영 전반을 아우르게 될 장 총괄사장이 대표이사까지 맡는 게 자연스럽지만, 사내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대표 취임을 위해서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사내이사인 추 사장을 그 자리에 앉힘으로써 대표이사 공석 상황을 피하게 됐다. 장 총괄사장은 기존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서는 물러날 예정이다.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투톱 체제지만 장 총괄사장이 CEO 역할을 맡으며 지주사 대표와 겸직하고, 추 사장은 대표를 맡아 E&S를 전담하는 체제를 당분간 이어갈 전망이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과 E&S 사업 시너지를 가속화하고, 자회사 SK온의 턴어라운드와 에너지·화학 사업 실적 개선을 위한 리밸런싱과 운영 개선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964년생인 장 총괄사장은 SK그룹 내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 사업의 성장 전략을 주도한 전략가로, 투자와 기업 인수합병(M&A) 영역에서도 전문성을 입증해 왔다. 장 총괄사장은 1989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한 후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SK실트론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치며 SK그룹의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특히 2015년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부문장으로 재직하면서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사 SK머티리얼즈와 반도체용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 인수를 주도하고, 이들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해 사업 기업가치를 높였다.

1974년생인 추 대표이사는 SK E&S와 SK㈜에서 사업 개발, 재무, 경영 진단, 투자 업무 등을 두루 경험했고, 2020년 SK㈜ 투자1센터장을 맡아 그룹의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소재·배터리 소재 분야의 신규 사업 개발과 인수·합병 등을 주로 맡았다. 임원 선임 3년 만인 2020년 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하며 2021년 SK E&S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고은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