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전사109'·'언플러그드 보이' 재출간…세계관 넓히고 디지털화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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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만에 복간된 SF만화 '기계전사109'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사이보그의 계급투쟁을 다룬 한국식 SF만화 '기계전사109', X세대의 섬세한 감성을 풀어냈던 순정만화 '언플러그드 보이' 등 1990년대를 대표한 만화들이 돌아오고 있다.
29일 만화계에 따르면 과거 인기 만화들이 최근 연이어 온오프라인에서 다시 출간돼 독자를 만났다.
가장 최근 복간된 추억의 만화는 1989년 12월부터 만화 잡지 아이큐점프에서 연재됐던 '기계전사109'다.
기계와 인간의 대립을 소재로 한 한국형 SF 만화지만, 동시에 당시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 등을 사이보그 해방 전선의 투쟁에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준범(58) 작가는 이 만화로 1994년 한국만화가협회 신인상을 받고, 이듬해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한국 대표 작가 30인에 선정됐다.
이번에 35년 만에 복간되면서 기존 이야기의 세계관을 넓히는 새 만화도 함께 펴냈다.
기존 시리즈의 파생작에 해당하는 인터퀄(전작 사이의 이야기) '인조반려인간'을 통해 인간과 기계의 경계, 인간의 본질에 관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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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에 복간된 '언플러그드 보이' |
천계영 작가의 '언플러그드 보이'도 28년 만에 복간됐다.
자유로우면서도 위태한 10대 소년 강현겸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의 성장을 그려낸 인기 순정만화로, 1997년 만화 잡지 '윙크'에서 연재됐다.
문학동네는 '언플러그드 보이'를 시작으로 '오디션', 'DVD' 등 천 작가 대표 만화를 잇달아 복간할 예정이다.
재담미디어의 웹툰·만화 플랫폼 쇼츠(shortz)에서는 과거 만화들을 디지털 버전으로 되살려 선보이고 있다.
원수연 작가의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1998년)와 고(故) 이상무 작가의 '달려라 꼴찌'(1982년) 등 중·단편 33편이 디지털로 탈바꿈했다.
'프린세스 안나'로 유명한 변병준 작가의 구작도 현재 디지털로 재가공 중이며, 추후 쇼츠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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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연 만화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 |
이처럼 30∼40년 전 인기 만화들이 다시 생명을 얻게 된 것은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는 독자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기계전사109' 시리즈는 이 만화 팬이었던 장성진 중앙대 교수가 출판사에 복간을 요청한 것이 계기가 돼 되살아났다.
또 세월은 흘렀지만 1990년대 인기 만화 속 주제와 감성이 여전히 통한다는 점도 복간의 이유로 꼽힌다.
'기계전사109' 속 기계와 인간의 대립은 인공지능(AI) 시대에도 화두이며, '언플러그드 보이' 속 아이돌과 힙합음악 등 대중문화 역시 오늘날 중요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오래전 인기 있던 만화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지만, 지금 사회에도 여전히 울림을 준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만화 속 주제 의식이 지금 사회상에도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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