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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도 출자한 5500억 한진칼 펀드… LS가 품나

조선비즈 오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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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도 출자한 5500억 한진칼 펀드… LS가 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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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항공기가 구름 위를 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 항공기가 구름 위를 비행하고 있다.



이 기사는 2025년 5월 28일 16시 28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사모펀드에 담긴 5500억원대의 한진칼 지분이 올해 8월 시장에 풀리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해당 펀드 지분을 30% 가까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을 거느린 한진그룹 지주사다. 업계에선 해당 지분이 LS 쪽으로 향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신코어그로쓰 일반사모투자신탁(한진칼 PEF 투자)’ 펀드가 오는 8월 말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 펀드는 반도그룹이 3년 전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참전했다 물러나며 지분을 정리할 때 만들어졌다.

반도그룹은 2022년 8월 한진칼 보통주 16.1%를 털어냈는데, 이 중 일부를 대기업들이 클럽딜 형태로 받아냈다. 펀드 주주는 ▲SK에너지(840억원), ▲현대차(600억원), ▲기아(400억원), ▲효성(200억원), ▲삼구아이앤씨(100억원)로 구성돼 있다.

이 펀드가 품은 한진칼 지분은 5% 내외로 추정된다. 한진칼 주가 상승으로 취득 당시 2140억원이었던 전체 펀드 가치는 이날 기준 55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선 펀드에 담긴 한진칼 지분 일부가 LS로 흘러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LS가 대한항공과 함께 호반그룹이라는 공통의 적에 맞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이 최근엔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까지 감수하며 LS가 발행하는 교환사채(EB)를 매입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LS가 자기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650억원 규모의 EB를 사들였다. 이 EB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2%에 불과해 LS도 대한항공에 보은성 행동을 취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IB 업계 관계자는 “만기 연장이나 현물 분배, 펀드 출자자(LP) 간 지분 거래 등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지만, 결국 LP인 현대차나 SK 등의 의중이 중요해 보인다”며 “LS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했다.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대신자산운용 관계자는 “사모펀드인 만큼 답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전했다. LS 관계자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LS그룹과 호반그룹 CI.

LS그룹과 호반그룹 CI.



◇ LS, 대한항공과 ‘反호반’ 연합 구축

LS전선 최대 경쟁사인 대한전선의 모기업은 호반그룹이다. 대한전선은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양사 간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특허침해 소송이 최근 LS전선의 최종 승소로 확정됐다.


최근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3%가량 매수한 사실도 전해졌다. 발행주식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회사에 회계장부 열람·등사, 주주총회 소집 등을 청구할 수 있어 기업이나 경영진을 상대로 한 법적 행동의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호반건설과 호반, 호반호텔엔리조트 등 호반그룹 소속 3개 계열사는 한진칼 지분을 기존 17.44%에서 이달 18.46%까지 확대했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자를 모두 합한 한진칼 지분율이 올해 1분기 말 기준 20.13%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1.67%포인트에 불과하다.

다만 한진칼과 투자 계약으로 묶인 KDB산업은행과 조 회장 측 주주로 분류되는 미국 델타항공의 지분율이 각각 10.58%와 14.90%인 만큼, 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고조되며 한진칼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이달 초 8만원 수준에 머물렀던 한진칼 주가는 이날 장중 16만5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48% 오른 15만500원이다.



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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