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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각성제? 홈런 두 방 맞고 정신 차렸나… 그 이후 완벽 에이스 모드, 그런데 설욕 기회가 없다?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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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각성제? 홈런 두 방 맞고 정신 차렸나… 그 이후 완벽 에이스 모드, 그런데 설욕 기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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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카를로스 로돈(33·뉴욕 양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강력한 구위를 가지고 있는 좌완 선발 투수 중 하나로 뽑힌다. 시속 90마일 중·후반대의 빠른 패스트볼, 여기에 비슷한 구속이지만 떨어지는 궤적이 다른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주로 던진다.

특히 하이패스트볼과 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의 조합이 일품이다. 패스트볼이라고 생각하고 타격 시동을 걸었는데 슬라이더가 날카롭고 크게 꺾여 나가기 때문이다. 헛스윙을 유도하기에 딱 좋다. 그렇다고 낮은 쪽에 포커스를 맞춰두면 타자로서는 참기 힘든 눈높이의 패스트볼이 들어온다. 좌·우 타자 상대 모두 좋은 투수이기는 하지만, 특히 좌타자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실제 로돈은 좌타자를 가장 잘 잡는 선발 투수 중 하나로 명성을 떨쳤다. 로돈의 메이저리그 통산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33,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0.705다. 그런데 좌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0.217, 피OPS 0.627로 성적이 훨씬 좋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좌타자를 상대로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향도 있다. 2023년 시즌을 앞두고 양키스가 괜히 로돈에게 6년 총액 1억6200만 달러를 투자한 게 아니다.

그런데 그런 로돈이 올해 한 차례 굴욕을 겪기도 했다. 지난 4월 14일 홈구장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였다. 당시 로돈은 5⅔이닝 동안 안타는 세 개밖에 허용하지 않았으나 그중 두 개가 피홈런으로 기록된 끝에 4실점했다. 그리고 그 홈런 두 방을 한 선수에게 맞았다. 바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였다.


로돈이 한 경기에서 특정 선수에게 홈런 두 방을 맞은 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좌타자로는 이정후가 처음이다. 좌타자를 잘 잡는다고 자부하는 로돈으로서는 좌타자인 이정후에게 하루 홈런 두 방을 얻어맞았으니 나름대로 자존심이 상할 법한 경기였다. 시즌 초반 성적이 썩 좋지 않은 점도 있었다. 당시 경기가 로돈의 시즌 네 번째 등판이었는데, 로돈은 네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하며 평균자책점이 5.48까지 올라간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후 대반전이 일어났다. 각성한 것인지 이후 투구 내용이 몰라보게 안정적으로 변했고, 또 몰라보게 힘이 넘쳤다. 로돈은 이정후에게 홈런 두 방을 맞은 직후 7경기에서 42⅔이닝을 던지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의 호투를 선보였다. 그리고 7경기 중 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무실점 경기도 세 번이나 했다.


28일(한국시간) 엔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원정 경기에서도 좋은 투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로돈은 이날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5피안타 무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7번째 승리를 따냄과 동시에 시즌 평균자책점을 2.60으로 끌어내렸다. 이정후에게 홈런을 맞은 이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1.27에 불과하다. 다만 두 팀의 맞대결이 많지는 않아 재대결 기회가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경기 초반 몇몇 위기를 넘긴 뒤 승승장구했다. 1회 1사 1루 상황을 정리한 로돈은 2회 선두 다노에게 2루타를 내줬다. 하지만 로돈은 무사 2루에서 랭히포를 3루 땅볼로 잡은 뒤, 아델과 테일러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고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3회에는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2루에 몰렸지만 이번에도 몬카다와 워드를 모두 삼진 처리하고 에인절스의 기를 꺾었다.

초반 위기를 잘 넘긴 로돈은 4회와 5회는 삼자범퇴로 정리했고, 6회에도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역시 삼자범퇴로 막았다. 3회 1사 후 에인절스 타자들에게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로돈은 7회 2사 후 아델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테일러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이날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마쳤다.

로돈의 각성과 함께 양키스도 힘을 내고 있다. 사실 양키스 선발진은 불안 요소가 너무 많았다. 에이스인 게릿 콜이 팔꿈치 수술대에 올라 올 시즌 아웃이 확정됐고,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준 신예 루이스 힐도 장기 부상으로 빠져 있다. 마커스 스트로먼도 부상 중이고, 이제 막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맥스 프리드와 로돈이라는 좌완 원투펀치의 대활약 속에 양키스는 시즌 34승20패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양키스의 자신감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어떤 보강을 할지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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