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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8일 오전 경남 창원시 국립3.15민주묘지를 찾아 김용실 열사 묘역을 둘러보며 울먹이고 있다./사진=뉴스1 |
"주열이가 제 마산상고 후배입니다. 이번에 꼭 대통령이 돼서 우리 명예를 회복해주십쇼. 나라가 이래 돼서 되겠습니까. 후보님 부탁드립니다."
28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 민주 묘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고(故) 김주열 열사 묘소 참배를 마치자 백한기 전 3·15 의거 기념사업회장이 다가와 이같이 말했다.
김 열사는 1960년 3월 15일 부정선거 규탄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을 맞고 사망했다. 오른쪽 눈부터 머리 뒤쪽까지 최루탄이 박힌 그의 주검이 경남 마산시 앞바다에서 발견되면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는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백 전 회장은 김 후보에게 "마산상고 1학년에 합격되서 등교하기로 했다"며 "친척 집에서 자다가 3월 15일에 의거가 일어나 동참했다가 행방불명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월 11일에 마산 앞 바다에서 시신이 떠올랐는데 오른쪽 눈에 최루탄이 박혀 어부가 발견했다"며 "4월 11일이 2차 의거일이 됐다. 국가기념일이 4년 전에 됐는데 주열이랑 동창들이 여기 묻혀있다"고 했다.
백 전 회장은 "헌정사 초유의 민주화 운동을 했는데 인정해주는 사람이 많이 없다"며 "우리가 원하는 건 보상이 아니라 명예 회복이다. 대통령이 되셔서 명예를 회복해달라. 이 한을 좀 풀어달라"고 했다.
대선까지 6일을 앞두고 김 후보는 경남 창원시 국립 3·15 민주 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김 후보는 이날 김 열사 묘지를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혔다. 짙은 회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맨 김 후보는 이날 방명록에 "김주열 민주열사 민주주의를 지켜주소서" 등의 글을 남겼다.
김 후보 역시 1986년 5월 직선제 개헌 투쟁을 하다가 구속된 바 있다. 그는 이날 목례를 마치고 이동하자는 사회자 안내에 "절 한번 하고 가자"고 제안했다. 이후 자리에서 구두를 벗고 김 열사를 향해 큰절을 했다. 이후 무릎에 흙과 지푸라기 등이 묻은 채 묘역을 돌아다녔다.
김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시 성산구 유세 현장에서도 김 열사를 언급했다. 그는 "3·15 민주 묘지에 다녀왔는데 눈물이 많이 났다"며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박정희 전 대통령 3선 개헌을 반대해서 무기정학을 당했다. 고등학생 때 생각이 많이 났다"고 했다.
그는 "당시 멋도 모르고 선생님께 교과서에 쓰인 게 옳지 않냐고 했는데 반성문 써내면 면해주겠다는 것을 '저는 잘못이 없다'고 했다"며 "그 뒤로 무기정학 받고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김주열 열사는 16살 나이에 돌아가셨다"며 "오늘 눈물이 많이 나서 울었다. 이 나라 민주주의는 공짜로 된 게 아니다. 죽음과 피와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난 17일에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고(故) 박관현 열사 묘역을 참배한 뒤 눈물을 흘렸다. 박 열사는 1982년 4월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체포돼 고문을 받았다. 이후 광주교도소에서 수감돼 50일간 단식투쟁을 하다 숨졌다.
김 후보는 "당시에 제가 박관현 열사 광주교도소 방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며 "박 열사가 죽은 뒤 1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박 열사는 교도소에서 계속 단식하다가 지병으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창원(경남)=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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