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공원서 10월까지 개최…총 33개 기업 참여
브랜드 캐릭터, 자사 기술 활용 등 다양한 공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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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 보라매공원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조성된 농심 정원에서 시민들이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동작구=우지수 기자 |
[더팩트|동작구=우지수 기자]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아이 손을 잡은 아빠, 부채를 부치는 노부부, 셀카봉을 든 청년들이 초록빛 산책로를 따라 거닐고 있다. 공원 내에 다양하게 마련된 정원에서 머물고 사진을 찍는다. 지난 22일 개막한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 현장 모습이다.
28일 오전 <더팩트> 취재진은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 현장을 찾았다. 올해 행사는 '서울, 그린 소울(Seoul, Green Soul)'을 주제로 10월 20일까지 5개월 동안 보라매공원에서 열린다. 공원 전체에 걸쳐 111개 테마 정원이 들어섰고 33개 기업이 공간 조성에 참여했다. 식품회사부터 백화점, 보일러 제조사까지 업종은 제각각이지만 시민들에게 친환경적 기업 브랜드를 각인시키려는 공통 전략이 묻어났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라면 면발 모습으로 공원을 꾸민 곳이 눈에 띄었다. 물결 무늬의 구조물과 컵라면 모양의 의자, 커다란 캐릭터 조형물이 이곳을 만든 기업을 짐작케 했다. 농심이 잔디밭 인근에 조성한 '농부의 마음' 정원이다. 농심 측은 이 공간에 대해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는 기업 철학을 주제로 삼아 정원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보라매공원 인근에서 60년간 터를 잡고 기업을 운영해 왔다는 점도 농심이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배경 중 하나다.
농부의 마음에서는 한 부녀가 농심 '너구리' 캐릭터 조형물 앞에 놓인 컵라면 의자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딸과 함께 공원을 찾은 박 모 씨(40)는 "캐릭터로 꾸민 곳이 많아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며 "특히 의자를 많이 배치해 공원 곳곳에서 주변 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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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조성된 경동나비엔 '정원의 온도'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동작구=우지수 기자 |
경동나비엔은 시민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커다란 벤치 '정원의 온도'를 만들었다. 의자 뒤로는 물이 흐르는 벽을 설치해 시원한 느낌을 줬다. 머리 위에 깔린 캐노피(차양막)는 햇빛 방향에 따라 직사광선을 막으며 벤치 앞에 마련된 작은 호수도 더위를 잊는 데 도움을 준다. 벤치 아래에는 온수가 순환하는 석재 온열 시스템을 깔아 날이 추워질 때 따뜻함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정원 곳곳에는 경동나비엔의 브랜드 컬러인 주황색 조명이 퍼지는 '라이트월'이 설치돼 야간에도 정원을 비추게 했다. 단풍나무와 백목련을 비롯해 계절감을 살린 나무와 꽃을 심어변화하는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정원의 온도에는 한 노부부가 햇빛을 피해 앉아 호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휴식을 취하던 정 모 씨(73)는 "이런 편하고 시원한 공간이 보라매공원뿐만 아니라 시내 다양한 곳에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보일러나 환기장치처럼 실내에 머무는 기술을 밖으로 꺼냈다"며 "온도라는 키워드를 생활과 감성으로 연결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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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현대백화점이 크리스마스트리로 쓰인 전나무를 새롭게 심은 '더현대 포세스트' 공간 옆에서 시민들이 산책하고 있다. /동작구=우지수 기자 |
보라매공원 북측에서는 키 작은 전나무들이 새롭게 심겨져 있었다. 지난해 연말 전국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쓰였던 나무들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 자사 행사에 사용했던 전나무 생목 300여 그루 중 120그루를 보라매공원에 이식한 '더현대 포레스트'를 조성했다.
전나무 주변을 산책하는 시민들은 평소보다 더 녹음이 우거진 길을 거닐었다. 전나무 특성상 사계절 푸르름을 유지하는 덕에 겨울이 와도 산책로에는 푸른 빛이 맴돌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전나무는 크리스마스트리로 많이 쓰이는 상록침엽수로, 사계절 내내 푸른 경관을 제공할 수 있다"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의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산책형 공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정원 마케팅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연 친화적이며 믿을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준다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원은 녹색, 순수성, 진정성이 담긴 이미지를 줄 수있다"며 "소비자들은 정원박람회에 참여한 기업에게 친환경적인 회사라는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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