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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전쟁에 무역 사기만 판쳐" 미국 기업들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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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전쟁에 무역 사기만 판쳐" 미국 기업들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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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당 윤리심판원에 김병기 징계 심판 결정 요청"
"관세 회피 돕겠다는 무역 사기 제안
이메일 등 통해 미국 기업에 쏟아져"
정직하게 관세 내는 기업들만 손해
미국 기업들 "의회가 제도 강화해야"


23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양뤄항에 컨테이너들이 높게 쌓여 있다. 우한=AP 연합뉴스

23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양뤄항에 컨테이너들이 높게 쌓여 있다. 우한=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선포한 후 미국에서 무역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수입품 값을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는 등의 편법으로 관세를 피하는 경우가 부쩍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 단속이 다 잡아내진 못하고 있어 성실하게 관세를 납부하는 기업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관세를 피하게 해 주겠다"는 수상한 제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이메일 등을 통해 미국 기업들에 쏟아지고 있다. 가령 중국에 기반을 둔 해운 회사들은 의류나 자동차 부품, 보석 등을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에 구체적 방법은 알려주지 않은 채 "관세를 없애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한 미국 기업은 불명의 발신자로부터 "중국산에 대한 고율 관세를 피할 수 있다. 이미 실제로 많은 사례가 있다"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고, 다른 곳은 "관세를 무력화하라! 10%로 관세 고정"이라고 적힌 메일을 수신했다고 한다. NYT는 "역사적으로 미국에는 관세 회피 시도가 항상 있어왔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관세를 10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자, 사기 수준도 정점을 찍고 있다"고 전했다.

관세를 회피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제품 가치를 실제보다 낮게 신고해 관세 금액을 줄이거나 △제품의 분류를 조작해 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품목으로 신고하거나 △중국산 제품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제3국을 경유해 수입해 원산지를 속이는 것이다.

관세 회피 시도가 폭증하자 트럼프 행정부도 최근 들어 무역 사기 단속을 강화했다. 아울러 우회 수출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는 베트남,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에도 단속 강화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미국 기업은 '갈수록 커지는 불법 행위를 따라잡기에는 정부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5월부터 무역 사기를 법무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이민 관련 업무로 많은 인력이 배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런 상황은 결과적으로 정직하게 관세를 납부하는 기업들만 불공정한 경쟁에 내몰리게 한다. 매체는 "의회가 보다 강력한 법안을 통해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게 기업들의 요구"라고 전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