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마지막 토론까지 네거티브…한방도 정책도 비전도 없었다

헤럴드경제 문혜현,이영기
원문보기

마지막 토론까지 네거티브…한방도 정책도 비전도 없었다

서울맑음 / 3.8 °
TV토론 전문가 평가…“지지층만 본 토론”
“1·2차 손해만 봤던 이재명, 정면돌파 선택”
“김문수, 이재명만 공격…尹절연의지 약해”
“이준석 부적절 발언…마땅히 정제했어야”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3차 토론회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3차 토론회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세 차례에 걸친 대통령선거 후보 TV 토론회가 모두 네거티브로 점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 후보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 정책을 얘기하는 대신 서로의 과거 발언과 행적을 꼬집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고, 경제·사회·정치 등 발언 주제가 정해져 있었음에도 관련 없는 설전을 벌이는 등 상대방 끌어내리기에 몰두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6·3 조기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펼쳐진 3차 TV 토론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랭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전 토론회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면서 “굉장히 생산적이지 않았다. 대통령이 될 것이라면 포용적이어야 하는데, 포용력은 눈곱만치도 없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토론회는 강화 효과가 크다. 새로 (지지를)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한 선택이 있다면 그것을 더 정당화하는 것을 강화 효과라고 한다”면서도 “그래도 이런 것이 쌓이고 쌓여 다른 이슈·변수와 영향을 줄 여지는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 토론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거론됐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정책 논의가 완전히 실종됐다”며 “딱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말한 이익균점권을 헌법에 반영하자는 것뿐이었고, 나머지는 다 진흙탕 싸움이었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 토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준석 후보와의 대립각을 세우며 나타난 태도를 언급했다. 이 교수는 “(이재명 후보가) 계속 상대방을 규정하고 평가하는 면이 있다”면서 “본인 얘기만 하면 되는데, 다른 사람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는 모습이 대승적이지 못했다. 계속해서 수세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이준석 후보에게) 먼저 도발했다”며 “이준석 후보가 계엄 해제에 반대하는 듯한 뉘앙스를 전달하고 싶어서 공격했는데, 지나친 공격 아니었나. 그게 아마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 직설적인 공격을 하게 만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후보가 반박에 나선 것에 대해 “1차, 2차 토론회를 거치면서 손해를 봤기 때문”이라며 “내부적으로 태도를 바꾸자는 조언을 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정면돌파하자는 쪽으로 선택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문수 후보는 1차, 2차 토론을 거쳐 점차 준비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이재명 후보를 공세하는 데 집중하면서 같은 내용이 반복됐다는 분석이다. 박 대표는 “김 후보의 공격은 오히려 이재명 후보로부터 역공을 당하고 되치기를 당해서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면서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 못하다 보니 이준석 후보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가 거듭 지적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한 김문수 후보의 답변을 두고서도 박 대표는 “부족한 답변이었다”면서 “절연 의지가 약했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기존의 입장 그대로였다”면서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에) ‘내란 프레임’을 걸기 위해서 한 것인데, 김 후보는 거기서 헤어 나오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관련한 문제들을 지적하기 위해 꺼낸 여성 혐오 인용 발언은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선정적인 표현으로 다른 토론 내용이 묻혀버렸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우리가 TV 토론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와 선이라는 게 있다.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질문하는 것이지만 어휘 사용을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건가”라며 “방송이 갖고 있는 파급력이라거나 윤리 규정이 있을 텐데,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대단히 문제가 많았다”고 꼬집었다.

이강윤 평론가는 “이준석 후보가 결국 그런 것을 통해 소기의 성과를 과연 거둘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박 대표도 “결과적으로 그 얘기는 이재명 후보를 찍으면 안 되는 이유는 되지만, 그 공격이 이준석 후보를 찍을 이유가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종훈 평론가는 “의도적으로 한 발언 같다. 노림수가 있는 발언”이라며 “일차적으로 진보 지지층, 특히 중도·진보 지지층을 향해 ‘당신들의 가치에 맞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을 한 것이다. 동시에 극우를 향해서도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종의 퍼포먼스였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문혜현·이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