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슬전' 정준원 "부정적 반응 예상, 잠시나마 고윤정의 남자로 살 수 있어 행복했다" [mhn★인터뷰①]에 이어서...
(MHN 이윤비 기자)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바라는 것이 딱 하나 있다는 정준원. 그는 장면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지난 18일 종영한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에서 정준원은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 4년차 구도원을 연기했다. '언슬전'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다.
(MHN 이윤비 기자)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바라는 것이 딱 하나 있다는 정준원. 그는 장면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지난 18일 종영한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에서 정준원은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 4년차 구도원을 연기했다. '언슬전'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다.
구도원은 병원 내에서 마치 전설처럼 통한다. 교수들 사이에선 '구반장' 후배들에겐 '구신'으로 불린다. 그는 억울한 상황에 놓인 오이영(고윤정)을 대신해 나서고 후배의 실수 앞에서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잘못을 지적하며 격려 또한 놓치지 않는다. 구도원을 연기한 정준원마저 "정말 판타지적인 인물"이라고 평할 정도.
이런 구도원을 연기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부분이 있을까. 정준원은 "특별히 노력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제가 추구하는 연기가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연기다 보니까 아무래도 의식해서 연기하지는 않았다"며 연기 철학을 밝혔다.
이어 "오이영과 구도원의 러브라인의 경우도 고윤정 배우가 너무 잘 해줘서 나는 사실 리액션만 잘하면 됐다. 기술적으로 무언가 더 하려고 하지 않았고, 최대한 진심을 담아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평소 행동이나 습관을 캐릭터에 반영하는지 묻는 말에 정준원은 "내 행동이나 습관이 도움이 된다면 따로 컨트롤하지 않는다. 그러나 방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감독님이 디렉팅해 주시는 대로 신경 써서 연기한다"고 답했다.
또 "억지로 없는 걸 만들어서 해내는 걸 싫어하는 것 같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있고, 할 수 없는 게 있지 않나.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잘하자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대에서는 긴장을 덜 하는 것 같다. 촬영 중에는 평소 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할 수 있고, 저지만 제가 아니라는 약속을 모두와 하고 촬영하는 것이지 않나. 제 얘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성격이라 촬영하는 순간에 해방감을 느낀다"며 천생 배우 체질임을 드러냈다.
데뷔 10년 만에 '언슬전' 구도원을 통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만큼 '언슬전'과 구도원에 대해 애정이 남다를 터.
정준원은 "제가 데뷔한 지 10년이 되는 해에 구도원을 만났다. 그런데 이제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저한테 의미 있고 애정하는 작품"이라며 "긍정적인 모든 단어를 다 갖다 집어넣어도 될 만큼 감사하다. 기적이 일어났다는 말로밖에 표현하지 못할 것 같다"는 심경을 전했다.
또 "연기한 인물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 배우 인생에서 있을까 말까 한 일인데, 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 어떤 작품을 해도 제게 있어서 절대 지워지지 않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의 행보를 묻는 말에 정준원은 "운이 좋게도 이렇게 잠깐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저는 앞으로도 평생 좋은 작품에서 계속 연기하면서 사는 게 꿈이다. 다양한 작품에서 역할의 크기에 상관없이 꾸준히 연기하고 설렘과 불안함을 계속 또 가져갈 수 있다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평소에도 어찌 됐든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이 작품을 계기로 당연히 예전보다 좋아질 거라고 믿고 있다"고 자신 있게 답했다.
그러면서 "작품이 끝나면 가라앉을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다음 작품, 빨리 연기하자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지금은 관심을 주시기 때문에 즐기자는 생각도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언슬전'은 모든 게 서툴 수밖에 없는 레지던트 1년차가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그리며 모두의 시작점을 되돌아보게 했다.
정준원은 지난 2015년 영화 '조류인간'을 시작으로 어느덧 10년을 넘어 11년차 배우가 됐다. 정준원 연기 인생의 시작점은 어땠을까. 그는 "10년 전 제 모습을 생각해 보면 대학을 졸업하고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배우가 따로 길이 정해져 있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시작할 때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차 있었던 거 같다"며 "제 인생에서 가장 무모했으며, 대학에서 최고참으로 있었던 만큼 꼰대이기도 했고 되는 건 없어도 크게 걱정은 안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준원은 "그때는 그냥 독립영화에도 마냥 설렜고, 때로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 불안함에 떨기도 했다. 혼자 머릿속으로 힘든 신인 배우의 삶을 살다가 성공하는 그런 모습을 시뮬레이션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모든 시간이 좋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가 지나온 시간을 부정하고 싶지 않고 나름 자부심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지나온 모든 것들이 쌓여서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덕분에 이 작품까지 만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쌓인 만큼 전보다 좀 더 슬기로워진 것 같냐는 말에 그는 "여전히 슬기로워지는 중"이라고 답했다.
지나온 10년을 지나 앞으로 다가올 10년 뒤 미래에는 어떤 모습일 거 같냐고 묻는 말에 정준원은 "지금이랑 똑같을 거 같다"고 웃었다.
그렇다면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어떤 형태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며 "특별하게 대단한 꿈이 있다기보다는 편안하고 친근한 배우로 곁에 있었으면 한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정준원은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도 없고, 그저 장면에 필요한 사람이. 업계에서 쓰임새가 있는 배우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기에 제가 연기한 작품들을 보시고 위로와 공감을 받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로를 주는 작품에 내가 조금이라도 지분이 있었으면 좋겠고, 무던하게 계속 그렇게 연기하며 꾸준히 오랫동안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밖에 없다"고 답했다.
사진=에일리언컴퍼니,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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