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27일(한국시간)까지 시즌 53경기에서 타율 0.285, 출루율 0.330, 6홈런, 3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9를 기록하며 분전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최고 타자 중 하나다. 한때 타격감이 다소 처져 있던 시기도 있지만 극단적인 슬럼프로 가지 않고 최근 들어 다시 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27일 현재 이정후의 최근 7경기 성적은 타율 0.346, 출루율 0.414다.
올 시즌 전반적으로 봤을 때 이정후보다 잘하는 중견수도 많지 않다. 이정후는 기본적으로 리그 평균 이상의 득점 생산력은 물론, 수비와 주루에서도 평균 이상의 수치를 내면서 올라운드한 활약을 하고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27일까지 이정후는 1.7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기록해 리그 야수 중 32위를 달리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숱한 슈퍼스타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32위의 성적도 매우 훌륭하다고 봐야 한다.
중견수로만 한정해서 봤을 때는 5위다. 이정후보다 높은 WAR을 기록 중인 중견수가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네 명뿐이라는 것이다. 이에 생애 첫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출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성적이 좋고, 여기에 ‘후리건스’라는 신종 팬클럽이 생기면서 샌프린시스코 팬들의 사랑이 전국적으로 조명되기도 했다. 아직 메이저리그 2년 차, 풀타임은 첫 해인 이정후가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던 굉장히 좋은 계기이기도 했다.
202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해 123경기에 나가 예열 기간을 가진 크로-암스트롱은 올해 자신의 재능이 폭발하고 있다. 시즌 54경기에서 타율 0.280, 출루율 0.310의 성적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은데 벌써 14개의 홈런과 14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OPS 0.875를 기록 중이다. 잘 뛰고, 멀리 치고, 스타성도 있다. 컵스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이자, 올해 리그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젊은 선수로 자리한 이유다. 미국에서는 이니셜을 딴 ‘PCA’라는 암호명 같은 대명사로 굳어졌다. 이런 선수는 리그에서 꽤 오래간만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첫 51경기 만에 14홈런 이상, 14도루 이상을 모두 기록한 것은 실로 오래간만에 나오는 일이었다. 첫 사례는 1992년 배리 본즈(당시 피츠버그)였고, 크로-암스트롱이 뒤를 이었다. 호타준족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인다는 호평이 줄을 잇는 가운데, 수비까지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하이라이트 필름 제조기가 됐다. 크로-암스트롱의 WAR은 2.9로 2위 오닐 크루스(피츠버그·1.7)에 압도적으로 우위인 리그 1위다. 올해 중견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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