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독 부상이 많은 KIA가 또 하나의 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팀의 간판스타이자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김도영(22)이 다시 다쳤다. 27일 광주 키움전 1회 첫 타석에서 삼진,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난 김도영은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기어이 안타를 쳤다. 팀이 0-2로 뒤진 2사 3루에서 터진 좌전 적시타였다.
그런데 그 다음 상황에서 허탈한 일이 벌어졌다. 김도영은 후속 타자 최형우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감행했다. 초구부터 뛰었기에 작정한 도루였다. 김도영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먼저 2루에 들어갔다. 역시 폭발적인 주력이었지만, 그 다음 상황에 KIA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얼어붙었다. 김도영이 오른쪽 허벅지를 만진 것이다. 트레이닝 코치가 상태를 확인했고, 김도영은 그대로 경기에서 빠졌다. 모두가 악몽을 떠올리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KIA는 경기 후 구단 SNS를 통해 “김도영 선수는 구단 지정병원(선한병원)에서 MRI 검진 결과 우측 햄스트링 손상 소견이다. 내일 교차 검진을 추가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어느 정도 손상이 됐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공지되지 않았지만, 최소 그레이드1의 수준으로 봐야 한다. 김도영은 이미 이 부상으로 한 달 이상을 빠진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최소 그 정도 결장은 각오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후 돌아와 최근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는 등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도루를 하다 다쳐 또 좌절을 겪었다. 김도영은 시즌 27경기에서 타율 0.330, 7홈런, 26타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08이라는 호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이번 부상으로 이 기록 또한 빛을 바랬다.
김도영만 다쳤다면, 나머지 선수들로 어떻게든 버텨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 KIA는 말 그대로 부상 병동이다. 타자들, 투수들을 가리지 않는다. 우선 시즌 시작 전 외야에서 쏠쏠한 활약을 해주던 이창진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싶었다. 하지만 개막 이후 쏟아져 나온 부상자 리스트는 말 그대로 절망적인 수준이다. 제대로 된 전력 유지가 될 수 없는 수준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황동하(5월 9일)가 횡단보도 위에서 황당한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2군에 갔고,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5월 13일)이 허리에 통증을 느껴 2군에 가 아직 복귀 전이며, 김건국(5월 19일)이 타구에 맞아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김선빈(5월 22일)이 다시 종아리를 다쳐 두 번째 재활에 돌입했고, 박정우(5월 26일)도 주루를 하다 햄스트링을 다쳐 당분간 전열에서 이탈한다. 여기에 김도영이 포함됐다. 악몽 그 자체다.
위즈덤은 조만간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확고부동한 주전 선수들이었던 김도영 김선빈 나성범은 조만간 1군에서 보기 어렵다. 이우성 최원준은 부진에 빠져 있다. 2군에서 여러 선수들을 올려 실험을 거치고 있으나 냉정하게 성공보다는 그저 그런 상황이 더 많았다. 그 사이 팀 성적은 5할 언저리에서 전선이 고착화된 상태다. 지난해 우승 팀으로 단순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만족할 수 없는 팀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시즌의 35%를 치른 시점에서 선두 LG와 8.5경기 차이로 벌어졌다는 것은 고개가 떨어진다. 2연패 전선에 비상등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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