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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없었으면 어쩔뻔”…생활 동반자가 된 쿠팡, 커머스 넘어 배달·OTT로 진격

매일경제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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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없었으면 어쩔뻔”…생활 동반자가 된 쿠팡, 커머스 넘어 배달·OTT로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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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도 ‘로켓 성장’ 쿠팡
일본 배달 시장에서도 선전
서비스 지역 4달만에 3배로

배달·미디어로 전방위 확장
파격 혜택으로 점유율 늘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 신호등에 파란불이 켜져 있다. [이충우 기자]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 신호등에 파란불이 켜져 있다. [이충우 기자]


쿠팡이 커머스를 넘어 배달·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분야에서도 급성장 중이다.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는 이용자 1000만명을 돌파하며 1위 업체 배달의민족(배민)을 추격 중인데, 최근에는 일본 음식 배달 시장에서도 빠르게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장악한 국내 OTT 시장에서는 스포츠 중계, 자체 제작 예능, HBO 드라마 등 독점 콘텐츠를 앞세워 넷플릭스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 로켓배송을 앞세워 유통 시장을 평정한 쿠팡이 이제는 배달, 콘텐츠, 글로벌 시장까지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며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일본에서 배달 서비스를 선보인 지 4개월 만에 서비스 지역을 3배 가량 확장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가 점유율을 빠르게 올린 데 이어 이번에는 일본 배달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쿠팡은 지난 1월 일본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 ‘로켓 나우’를 선보였다. 당시 ‘시범 운영’이라며 도쿄도 내 3곳에서 시작했는데 이달 초 도쿄도 내 10곳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쿠팡 일본법인 ‘CP One Japan’ 측은 “서비스 시작 후 1개월 만에 1500개 이상의 음식점이 가입했다. 가맹점은 로켓나우 입점 후 단 2주 만에 매출 400% 상승했다”며 입점 가게를 대대적으로 모집 중이다. 화제성을 나타내는 일본 구글 트렌드 지표에서도 ‘로켓나우’는 수직 상승 중이다.

일본 배달 시장은 우버이츠와 데마에칸 등 현지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쿠팡이 빠르게 성장 중인 비결은 파격적 무료 혜택이다. 배달비와 입점업체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경쟁 업체와 달리 쿠팡은 ‘무료 혜택’을 내세운다.


로켓나우는 “몇 번을 배달시켜도 배달비는 무료”라며 이용자를 모집하고 있다. 첫 회원 가입 시 4000엔, 친구 초대 시 5000엔 등 풍성한 쿠폰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무료 서비스를 내세워 점유율을 늘리는 파괴적 방식이 쿠팡의 주특기”라면서 “국내서 성공한 노하우를 그대로 해외에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은 지난해 국내에서도 전국 ‘무제한 무료 배달’을 개시해 음식 배달 앱 쿠팡이츠를 급성장시켰다. 쿠팡이츠는 쿠팡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에게 적용되는 무료 배달 서비스다. 쿠팡은 기존에 수도권과 광역시 위주로 무료 배달을 적용했지만 지난해 5월 전국적으로 지역을 확대했다.

배달비가 건당 5000원씩 치솟던 상황에서 ‘전국 무료 배달’ 파격 조건에 쿠팡이츠는 가입자가 급증했다. 그 결과 쿠팡이츠 가입자는 1년 새 320만명 가까이 늘어 올해 초 1000만명(월간 앱 사용자)을 돌파했고 압도적 1위 업체 배민(2100만명)과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면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는 실행력은 OTT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2020년 12월 선보인 쿠팡 OTT 쿠팡플레이는 5년 만에 토종 OTT 서비스 중 선두로 점유율을 다졌다. 여전히 국내 1위는 넷플릭스(월간 이용자 1387만명)지만, 쿠팡(792만영)은 3년 새 2배 이상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감한 투자로 독점 콘테츠를 강화한 덕분이다. EPL 등 인기 스포츠 국내 독점 중계권, 자체 예능 프로그램, HBO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무료 이용 혜택을 넓혔다.

기존에는 쿠팡 유료 멤버십 와우회원에게만 무료 제공이었지만, 이달 초 와우 회원이 아니더라도 광고를 보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서비스로 확대했다. 또한 미디어 사업을 키우기 위해 디즈니, ESPN 등 글로벌 미디어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미디어 전문가들도 쿠팡에 합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쿠팡은 커머스 외 신성장 부문을 더욱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달 초 쿠팡 모회사 쿠팡Inc가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쿠팡 측은 분기 역대 최고 실적(11조4876억원)을 기록한 데 대해 “‘성장 사업’ 부문 매출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강조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강조하는 ‘성장 사업’은 쿠팡 대만 유료 멤버십, 명품 플랫폼 업체 파페치, 음식 배달 쿠팡이츠, 미디어 쿠팡 플레이다. 커머스 외 다양한 사업이 로켓와우 멤버십 가치를 높여 쿠팡 서비스 생태계를 완성한다고 김 의장은 평소 강조해왔다.

지난 2월 실적 발표 때 “쿠팡의 성장스토리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며 대만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과 성장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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