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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후보 단일화 끝내 안 돼도 시민들이 표로 강제할 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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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후보 단일화 끝내 안 돼도 시민들이 표로 강제할 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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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후보 단일화가 끝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도, 시민들이 표로 단일화를 강제해주지 않을까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단일화가 사실상 물건너간 게 아니냐는 지적에 “‘이재명의 독재를 막아달라’는 많은 시민의 요구가 있는데 (이 후보가) 개인적인 억울함으로 결단을 주저하는 것 자체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힘 친윤석열계가 주도해 2022년 7월 ‘성매매 의혹’ 등을 문제 삼아 징계를 통해 이 후보를 당 대표에서 몰아낸 것에 대한 감정 때문에, 이 후보가 흔쾌히 후보 단일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아직도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인터뷰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된 지 12일 됐다. 그동안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 촉구 등 국민의힘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했는데, 그 효과가 있을 거라 보나.



“비대위원장이 되면서 ‘탄핵의 강을 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저희는 계엄에 분명히 반대했다. (하지만) 당내, 당 밖에는 탄핵에 찬성하셨던 분들도 있고 반대하셨던 분들도 있다. 그분들 모두 나름대로 각자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찬반의 근거를 갖고 주장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탄핵을 찬성한 것을 반성하기보다는) 우리가 정말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바뀌어가려고 하는 의지를 보여드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첫번째) 탄핵안은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까지 (무리하게) 담는 등, 윤석열 정부를 빨리 무너뜨리기 위한 탄핵안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잘못된 계엄에 대한 법적 책임을 규명할 스탠스를 보였나. 우리 안에서 (자체) 탄핵안을 제출한다든지 우리가 대통령 하야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는지 이런 부분을 주저했던 것은 당연히 반성해야 할 지점이다. (비상계엄 국면에서 여당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공천과 인사 등 일반적인 당무에 관여할 수 없게끔 당헌·당규에 명문화한다면, 우리 정치에 여당의 건강한 모델이 정립될 수 있지 않을까. 이를 (당헌·당규에) 명문화하려고 한다. (대선 전에) 마무리될 것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6월3일 시민들이 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민의힘에서 얘기한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마지노선이 내일(28일)이다. 오늘 오전에 ‘개혁신당이 단일화 거부한다면 그 뜻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는데.



“여전히 대화의 문은 열어놓고 있다. 제가 지역 곳곳에 돌아다녔지만, 시민들이 ‘이재명 독재를 막아달라’는 말씀을 많이 한다. 우리가 (이준석 후보를 국민의힘 당대표직에서 쫓아내는 과정에서)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고, 저도 어떻게 보면 피해자였다. 이 후보가 당 대표였고, 제가 최고위원이었는데, 저도 자동으로 최고위원직을 잃었다. 그런데 제가 어디 가서 저 스스로 억울하다고 한 적 있나. 저는 지도자나 정치인의 개인적 억울함이 큰 결정을 하는데 (판단의) 요인이 될지 의문이 든다. 저는 ‘이재명 독재를 막아달라’는 많은 시민들의 요구가 있는데 (이 후보가) 개인적인 억울함으로 결단을 주저하는 것 자체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 후보 입장에선 이번 판단이 자신의 정치적 미래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고민도 있을텐데, 이번 대선에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어떻게 될 것이냐에서 대의 명분을 찾아야지 개인 정치인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





—개혁신당에선 단일화 진정성 없다, 보여주기라고 한다. 오늘, 내일 추가로 이 후보를 찾아갈 계획이 있나.



“제가 찾아가면 그게 더 개혁신당을 자극할 거 같다. 찾아간다는 거 자체가 언론에 공개되면, 상대 후보를 더 압박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전화나 참모분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는 게 더 진정성 있게 제 마음이 전달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는 개혁신당의 입장을 알기 때문에 존중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고, 추가적으로 오늘 (마지막) 티브이(TV) 토론 이후에도 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단일화가 끝내 안 돼도, 승산이 있다고 보나.



“(국민 여론은) 김문수가 좋고, 이준석이 좋고 이 문제가 아닌 거 같다. 시민들은 ‘이재명 독재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만약에 단일화가 안 되면 시민들이 표로 단일화를 강제로 해주지 않을까 기대도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윤상현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으로 친한동훈계가 반발하고 있다.



“임명 배경은 잘 모르겠지만, 선대위원장 임명은 후보 권한이고 (후보는) 통합을 계속 말하고 있다. 오늘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함께하는 걸 보면 계엄에 대해 우리가 계속 잘못했다는 것은 분명한 입장이고, 큰 틀에서 봐주면 되지 않을까.”





—한동훈 전 대표는 유세 현장에서 친윤 청산 등을 언급한다. 일부 의원들은 ‘대선에서 진 뒤, 전당대회를 벌써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선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 전당대회를 고민하는 분들이 솔직히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게 (선거 때) 표출되는 게 정말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정치인들 각자가 좀 더 성숙한 판단을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동훈 전 대표 쪽에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 ‘권성동 원내대표 사퇴’ 등 친윤계 청산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 등은) 본인들께서 결단하는 게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충분히 그런 결단도 하실 분들이라고 저는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그렇게 하지 않는 건, (사퇴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해서가 아닐까. 저는 그 뜻도 다 존중한다.”





—선거까지 일주일 남았다. 마지막 전략은.



“김문수다. 김문수가 우리의 전략자산이다. 시민들은 22대 정치의 가능성이 망가진 게 윤석열 전 대통령 탓도 있지만, 이재명 후보 탓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 후보는 저랑 대화할 때 제 생각을 강요하지도 않고, 토론을 즐겨 한다. 저희가 바뀌려 하는 모습으로 시민들께 다가가면 시민들도 이재명 후보를 찍을 수 없다는 판단이 들 것이다. 후보의 진정성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김 위원장은 사전투표를 하나



“저는 늘 사전투표를 해왔다. 사전투표에 대한 관리 문제라든지, 과거에 부실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정치권의 노력과 시민들의 감시단 활동으로 많이 개선된 측면이 있다. 사전투표는 해야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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