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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결렬로 대선 3자 구도…다음 대선부터는 결선투표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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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결렬로 대선 3자 구도…다음 대선부터는 결선투표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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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 보수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이달 초 국민의힘 후보 확정 이후 한 달 가까이 끌어온 단일화 논의가 결렬됨에 따라 이번 대선은 보수진영 후보 2명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서는 3자 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선거 구도의 유불리를 떠나 정당 민주주의 대의를 놓고 볼 때는 바람직한 결정이다. 정치적 지향점과 지지층이 다른 후보들 간 단일화는 명분도 없을뿐더러 효과도 크지 않다. 다자대결 구도로 인해 당선자가 과반수를 얻지 못하는 결과가 반복될 수 있지만, 그런 문제는 단일화가 아니라 결선투표제 도입과 같은 대안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개혁신당에서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3자 구도에서 김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더 이상 개혁신당과의 단일화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준석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 끝까지 싸워 끝내 이기겠다"고 밝혔다. 막판 대타협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29일부터 사전투표가 실시되는 선거 일정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볼 수 있다.

보수 진영이 진작 이런 결정을 하고 각자 선거에 매진했더라면 지금보다 지지율이 더 높았을 것이다. 애초부터 화학적 결합 가능성이 낮았음에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 '당권 거래' 의혹까지 불거진 주고받기식 단일화 협상은 유권자들에게 흘러간 옛노래처럼 들릴 뿐이다. 아무런 감동도, 희망도 줄 수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이 초래한 선거임에도 보수 진영은 비상계엄에 대한 반성조차 공유하지 못했다. 이제라도 두 당은 소모적인 단일화 논쟁에서 벗어나 후보의 능력과 정책비전을 알리는 데 집중하기 바란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정당에 주어진 사명은 단일화가 아니라 보수의 가치를 회복하고 중도층을 붙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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