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문제작 된 '데블스 플랜', 정종연PD∙정현규의 해명 혹은 변명

정종연 PD, 정현규.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 데스룸'이 문제작으로 마무리됐다. 그 소란의 중심에 선 정종연 PD와 우승자 정현규는 여러 지적을 인정하면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정종연 PD와 정현규는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데블스 플랜: 데스룸'(이하 '데블스 플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팬이 많은 시리즈인데다, 종영 후 다양한 비판이 이어졌던 상황인 터라, 인터뷰에서 오간 이야기들이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종연 PD는 이번 '데블스 플랜'을 향한 다수 시청자들의 매서운 시선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뿐 아니라, 자신의 개인 SNS 계정에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도 지적 혹은 욕설까지 하는 네티즌이 있다고도 했다.

'부정적 반응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란 질문에 정 PD는 “이번 시즌에서 제일 큰 변화는 감옥동과 생활동으로 나뉘어서, 두 개 그룹의 대결을 주제로 가져간 거다. 아무래도 감옥동이 감옥 매치라는 시스템을 통해서 서사 부여가 잘 돼 있었다. 생활동은 거기에 대응하는 대결 시스템이 없어서, 서바이벌다운 서사가 조금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생활동이 관심을 많이 못 받았다. 또 하나는, 감옥 매치에 대해서는 보상이 부족했고, 생활동 히든 스테이지에 대한 보상이 너무 과하다거나, 감옥동 플레이어들이 결승전까지 가는 게 너무 힘들어서 상황을 뒤집는 게 여의치 않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런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실력이 없는데 살아남다가 마지막에 잘해서 올라가는 것도 있지 않나. 그래서 각 메인 매치의 누적 성적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그게 과도하게 그렇게 느껴지셨을 수도 있겠다. 균형을 못 맞춘 부분도 느끼셨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저 또한 인정하는 바이다”라고 했다.

우승을 차지한 정현규는 윤소희가 우승을 양보해줬다거나, 그를 향한 규현의 애정이 공감되지 않는다거나, 정정당당한 대결을 펼치지 않았다는 등의 비판을 받고 있다. '환승연애'에 출연하며 호감 이미지를 얻었지만, '데블스 플랜'으로 이보다 더한 비호감 캐릭터를 얻게 됐다.

정현규는 “반응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우승을 위해서 정말 진심으로 임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 시청자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리는 것도 제 책임이다. 반응들 보면서 많이 반성했다. 불편한 감정 또한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잘했기보다 그 상황에 최선을 다하면서 주변인이 도와주기도 했다.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다. 우승을 하며 느낀 점은 사람들에게 진심이 어덯게 잘 전달돼야하는지를 깨달았다. 반성하고 있다”며 마냥 기뻐하지만은 못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대결에서 윤소희가 정현규에게 우승을 양보하는 듯한 그림이 등장하면서, 정현규는 윤소희와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현규는 “생활동에서 규현 형과 소희 누나 셋이서 끝까지 올라가서 재미있게 경쟁해보자고 했다. 그 과정에서 열애설처럼 보일지는 상상도 못했다. 지금은 좋은 누나 동생 사이로 지내고 있다. 규현 형과 소희 누나랑 팀으로 연전연승을 했다. 끈끈해져서 동지애가 피어났다. 두 사람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 제가 이기기 위해서 전략적 선택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그 과정에서 규현 형과 소희 누나가 제 편이 돼 줬다”며 “저 때문에 피해를 본 것 같아서 사과를 드렸다. 괜찮다고 하더라. 우승은 양보 받은 게 아니다. 소희 누나와 제가 정정당당하고 치열하게 싸웠다”고 해명했다.

이들이 함께 게임에 임한 기간은 단 7일. 그 짧은 시간 안에 그토록 끈끈한 팀워크가 생겼다는 점은 잘 공감되지 않는 대목이다.

정현규는 “게임을 같이 하다보니, 규현 형과 소희 누나와 최종 셋이서 대결을 하고 싶었다. 생활동 안에서도 그게 목표였다. 계속 끈끈했던 동료애가 있었던 것 같다. 제가 (함께 팀을 하자고) 부탁을 하니까…. 그래서 둘이 욕을 먹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데블스 플랜: 데스룸'

정현규의 우승 과정에서 제작진도 탐탁치 않은 행보로 지적을 받고 있다. 정현규의 기름종이 편법 논란을 지켜보며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

정종연 PD는 “기름 종이를 게임을 해내고 못 해느냐에 대해서 그렇게 결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하면서, “근데 시청자 입장에서는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거기가 공조 스튜디오이다보니 종이가 가만히 있지도 않는다. 크게 도움이 안 됐을 거다”라고 말했다.

정현규가 다른 출연자를 향해 “산수 할 줄 알아?”라고 말한 장면 또한 정현규의 비호감 캐릭터에 기름을 부었다. 제작진은 이를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다.

정종연 PD는 이같은 편집의 방향성을 묻자 “이걸 그냥 내보내느냐가 고민 대상이었다. 그 발언이 현준의 게임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현규에 대한 공격성을 발화시켰다. 그런데 산수 발언이 맥락상 현규가 할 수 있는 모든 말 중 가장 아플 거 같은 말이다. 그런 공격적인 말이 나갈 수 있는 맥락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근데 이걸 편집해버리면 현준의 서사에 맥락이 사라진다. 그런 부분이 늘 딜레마다. 상호적 부분이 있는 것이니까”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정현규는 제작진의 '악마의 편집' 피해자인 것일까. 출연자가 이처럼 욕을 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현규는 “이 프로그램을 좋아했고, 참여하면서 취지에 맞게 진심으로 우승을 위해 해보자는 마음가짐이었다. 악마의 편집이라고 보진 않고, 제 모습이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주고 상처가 될 수 있는지 간과했다. 책임을 알고, 반성하고 있다”고 했고, 정종연 PD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근데 현규의 태도 이슈가 이렇게 크게 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갈등 서사를 만들어주는 사람인데,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강점이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물론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모든 출연자 중에 하나로서 저는 좋게 봤다. 사실은 좀 미안한 마음이 있다. 어떤 장치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저에게 와야할 화살이 출연자를 향하는 게 불편한 부분이 있다. 법무적으로 뭔갈 해결해야 한다면, 그건 최대한 도울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데블스 플랜: 데스룸'은 다양한 직업군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지난 20일 공개된 최종회에서 정현규가 우승을 거두며 3억 8000만 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박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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