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백은 이날 한화 2군의 선발 투수로 나갔고, 안치홍은 팀의 선발 1번 1루수로 나갔다. 사실 1군 무대를 누벼야 할 두 선수가 2군 경기에 뛰고 있는 것은 그렇게 좋은 장면은 아니다. 엄상백은 경기력 조정, 안치홍도 몸 컨디션 저하가 불러온 경기력 난조를 조정하는 과정에 있다.
엄상백은 선발로 나가 3이닝 동안 46개의 공을 던졌다. 다만 결과가 썩 좋지는 않았다. 3이닝 동안 피홈런 하나를 포함해 4피안타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4년 총애 78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한 엄상백은 한화 선발 로테이션의 완성 퍼즐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 성적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다. 구속은 비교적 정상적이나 변화구 커맨드에 애를 먹으면서 시즌 8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6.68에 머물렀다.
김 감독은 당시 2군에서 등판할지에 대해서도 엄상백에게 결정권을 줬다고 했다. 엄상백은 21일 국군체욱부대(상무)전에 등판해 3⅔이닝을 던졌다. 당시 6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도 깔끔한 투구를 하는 데는 실패했다. 다만 엄상백 정도의 선수는 2군 등판 성적이 큰 의미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자신의 구위 조정과 밸런스 감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화는 26일 문동주가 휴식차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현재 선발 로테이션을 보면 엄상백 대신 들어간 황준서가 27일 등판한다. 우천 등 변수가 없다면 엄상백의 자리는 31일 창원구장에서 열릴 NC와 경기가 될 전망이다. 27일 투구 수를 46개에서 끊은 것은, 휴식 후 이날 경기 등판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할 만하다. 2군에서 엄상백 이상의 선발 카드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을 전후로 1군 복귀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시즌 초반부터 몸 컨디션이 완전히 바닥이었다. 비시즌 훈련 성과가 뜬금없이 찾아온 통증에 완전히 날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었다. 결국 5월 6일 부상자 명단에 올라 아예 몸을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안치홍은 이날 첫 타석부터 중전 안타를 터뜨리며 감을 조율했고,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랐다. 그리고 2-4로 뒤진 5회에는 상대 투수의 변화구가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좌월 솔로홈런을 쳤다. 안치홍은 7회 타석에서는 범타로 물러났으나 정상적인 시동을 걸면서 향후 전망을 밝혔다. 이날은 2루가 아닌, 1루수로 출전했는데 이 또한 한화 1군이 가지고 있는 의중을 궁금케 한다.
어쨌든 두 선수는 2군에 있어야 할 선수들이 아니다. FA 금액만 합쳐서 자그마치 150억 원이다. 선발진과 타선에서 힘을 보태야 한다. 한화 선발진은 시즌 초반 막강한 위용을 발휘하다 요새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 있다. 다시 불펜이 바빠지고 있다. 타선은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기대 이하다. 안치홍의 타격이 반드시 필요한 팀이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주 어느 시점에 1군 복귀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화가 두 선수의 복귀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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