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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급등 시대, 씨드앤 'Leaf'가 바꾸는 건물 에너지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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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급등 시대, 씨드앤 'Leaf'가 바꾸는 건물 에너지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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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개 데이터 학습한 AI로 과냉난방 방지

-50개 브랜드 1천개 매장 관리, 15~54% 에너지 절감 효과 입증

-소상공인부터 대기업까지 맞춤형 솔루션으로 시장 세분화

-동남아 진출 본격화하며 글로벌 공조기 테크 기업 비전 달성

전기요금 급등과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건물 에너지 중 46%를 차지하는 냉난방 분야의 효율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씨드앤(SeedN)의 ‘리프(Leaf)’가 주목받고 있다. 씨드앤은 소상공인부터 대기업까지 각 고객의 공간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씨드앤은 올해부터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조 시장 진출을 위한 R&D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는 씨드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 송파구 소재 씨드앤 사무실에 만난 최현웅 대표는 창립 10주년에 대한 소회부터 밝혔다(씨드앤과 인터뷰한 5월 21일이 씨드앤의 창립 10주년 기념일이다).



“이제 시장이 열린 거 같습니다”


최현웅 씨드앤 대표는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후 건물 에너지를 연구하는 회사에서 일했다. 재밌고 흥미로운 일이지만 연구가 세상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웠다.

"연구하는 게 좋았습니다. 만족도도 높았어요. 하지만 그건 저 혼자만의 성취였고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회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걸 하고 싶었어요."

최 대표는 그러한 생각으로 2013년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2년간 독학으로 하드웨어 회로 설계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습득한 최 대표는 2015년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30년 지기 친구인 홍원진 부대표(현 CMO)를 만나 함께 씨드앤을 설립했다. 2년의 준비 끝에 창업했지만 생각보다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시장 개척이 쉽지 않았습니다. ‘리프’를 도입하면 쾌적하고 편리하며 효율도 높은데 왜 기업이 도입하지 않을까, 왜 니즈가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에너지 시장이 있는지도 계속 질문했습니다."

건물 에너지 분야는 보수적인 편이다. 그래서 의사결정권자 및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에너지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달랐던 것도 문제다. ‘좋은 온도’에 대한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다 보니 공간의 온도가 나쁜지 좋은지 판단하는 기준도 사람마다 달랐다. ”리프에 대해서 설명하면 ‘만능리모콘’ 아니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였어요"

최 대표는 10년 동안 꾸준히 설득해 나갔다. 기술력을 축적하면서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해 나갔다. 실증 데이터와 레퍼런스도 계속해서 축적해 나갔다. 그러던 중 씨드앤에게 큰 기회가 찾아왔다. 최근 한전의 전기료 인상 이슈, 그리고 기후위기, ESG 의무공시라는 외부 환경의 변화로 에너지 관리 시장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에너지 관리 솔루션 시장은 여러 측면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최 대표는 "전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에너지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경제적인 이유가 생겼고, 기후위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해외에서는 기후 테크에 대한 투자가 몰리고 있고 각광받고 있습니다. 기후테크는 향후 10년, 20년 미래 먹거리라고 생각합니다."
10억 개 데이터로 학습한 AI...예측 기반 과냉난방 방지

씨드앤의 핵심 기술은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AI 기반 예측 제어다. 날씨 데이터, 사용 패턴, 공간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Seed AI 엔진이 이를 분석, 학습, 예측한 후 최적의 제어를 실행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예측 기반의 과냉난방 방지 기술이다. 최 대표는 "과냉난방을 방지하고 쾌적도를 상승시키기 위해선 정밀한 데이터 예측과 실시간 대응 그리고 명확한 근거가 필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반응형 제어 방식이 이미 과냉난방이 발생한 후 대응하는 방식이라면, 씨드앤 시스템은 매 10분마다 실시간 변수를 반영해 시간대 및 변수 변화에 따라 쾌적 기준을 변경하고 사전에 예측해 대응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씨드앤은 10년 동안 고객 카테고리별 공간 특성에 따른 필드 데이터 약 10억 개를 누적 수집했으며, 온도 관리에 특화된 한국과 미국 등록 특허 12건을 확보했다.
공간별 특징을 반영해 맞춤형 솔루션 개발

"소상공인들은 매장을 세밀하게 관리하고 싶어하고, B2B 매장은 환경 개선과 브랜딩, 에너지 효율화에 관심이 높습니다. 대기업이나 대형 사업장은 탄소 절감, CSR, ESG, 근무환경 개선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용하는 사람, 공간의 환경 등에 따라 니즈가 다양하죠"

씨드앤은 이러한 시장의 니즈를 반영해 기존의 리프를 ▲소상공인을 위한 '리프' ▲프랜차이즈와 지점 관리를 위한 '리프 스토어' ▲사업장과 건물 단위를 관리하는 '리프 오피스' ▲공장이나 대학 등 대규모 시설을 위한 '리프 엑스‘(25년 6월 출시 예정)로 솔루션을 세분화했다.

▲리프(Leaf) - 소상공인을 위한 마이크로 매장 관리

리프는 관리하는 매장을 세밀하고 정확하게 관리하고 싶어하는 점주나 소상공인들에 특화된 제품이다. 리프는 시간대별 패턴 설정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복잡한 기능보다는 직관적이고 쉬운 조작에 중점을 두었으며, 개별 매장의 운영 패턴과 점주의 선호도를 학습하여 맞춤형 관리를 제공한다.

▲리프 스토어(Leaf Store) - 프랜차이즈 통합 관리 플랫폼

리프 스토어는 환경 개선, 브랜딩, 에너지 효율화에 관심이 있는 B2B 프랜차이즈나 다중 지점 운영 기업을 위한 제품이다. 전국 매장을 통합 관리해야 하는 특성상, 각 매장별 에너지 효율성 진단 기능과 장비 고장 시 매장에서 점장이 문제를 신고할 수 있는 VOC 시스템, 그리고 본사와 지점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기능들을 제공한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처음에는 운영비 절감으로 리프 스토어를 사용하지만, 실제 사용하면서 브랜딩 측면에서 가치를 느끼고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대형 매장의 온도와 쾌적성이 브랜딩과 직면되기 때문이다.

▲리프 오피스(Leaf Office) - 사무공간 온도 불균형 해결

리프 오피스는 탄소 절감, CSR, ESG, 근무환경 개선에 관심이 있는 사업장이나 건물 단위의 오피스를 대상으로 한다. 불특정 다수가 함께 사용하는 공간 특성상 구성원들 간의 온도 불균형이 가장 중요한 이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구성원이 온도 관련 피드백을 관리자에게 전달할 수 있고, 관리자는 해당 피드백을 검토하여 대응 방안을 결정한다. 또한 관리자들 간의 업무 할당과 현장 점검 후 사진 공유 등 체계적인 건물 관리에 특화된 기능들을 제공한다.

▲리프 엑스(Leaf X) - 대규모 시설 통합 관리

올해 6월 초 출시 예정인 리프 엑스는 기존 솔루션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대규모 시설인 공장, 대학교, 대형 아파트 단지 등을 대상으로 한다. 해외 공장이나 지방 산업단지의 경우 단지 규모 자체가 크고, 각 시설 내에서도 공간별로 용도가 다양하다. 특정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연구실, 실험실 등은 공간마다 맞춤형 설정이 필요하다. 또한 많은 공장 단지에서는 현재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합 대시보드가 필요하며, 수천 개에 달하는 냉난방기를 개별적으로 찾아 제어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그룹 단위 또는 단지 단위로 빠르고 효율적인 통합 관리가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50개 브랜드, 1천개 매장, 1만대 냉난방기 관리

씨드앤의 성과는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현재 기업 브랜드 50개 이상이 씨드앤의 솔루션을 도입했으며, 매장 수는 1천 개를 넘어섰다. 제어되는 냉난방기 수는 약 1만 대에 달한다. 특히 SK쉴더스와 함께 출시한 '캡스 스마트냉난방 사업'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출시 첫해 냉난방 에어컨 기준 745대에서 1년 만에 4,300대로 판매량이 477% 증가했다.

에너지 절감 효과도 인상적이다. 글로벌 의류 프랜차이즈 H사 등 대표 로드샵과 프랜차이즈에서 15%~28%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달성했고, 건물과 오피스에서도 15%~54%의 절감 효과를 보였다.
해외 진출 본격화...동남아 7개국에서 러브콜

씨드앤은 올해 공동주택 분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대형건설사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전력수요가 많은 데이터센터 시장에도 도전하고 있다. 국내 혁신조달에도 선정돼 조달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올해 2분기부터 일본,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 7개국에서 씨드앤 솔루션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올해가 해외 시장 개척의 좋은 기회다. 대만 유통사와는 전국 도입을 위한 서비스 검증 테스트(POC)를 추진할 예정이며,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서도 서비스 검증 테스트를 완료하고 현지 바이어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해외 시장, 특히 동남아를 공략할 계획입니다. 동남아 시장은 건기우기가 있지만 계속 같은 기후여서 기술 시험 검증하기가 쉽습니다. 경제적 메리트도 큰 곳입니다. 한국의 전기 요금이 동남아 대비 30% 수준이어서 이곳의 전기료 절감효과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큽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한 매장에서 연 2~3천만원 정도 전기료가 나온다면, 싱가포르의 같은 크기의 매장이라면 전기료가 1억원 이상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 15% 정도 절감해야 체감할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5%만 절감해도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공조기 메이저 회사로 도약

씨드앤의 향후 10년 계획은 야심차다. 궁극적으로는 건물 공조 IT 테크 회사가 되는 게 목표다. 씨드앤은 올해부터 공조기 관련 R&D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씨드앤의 목표는 공조기 전문 기술 회사입니다. 실제로 건물에서 가장 핵심적인 시설이 공조기이고, 에너지 소비에서도 공조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큽니다. 공조기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자리잡는다면, 에너지 관리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10년의 R&D와 시장 개척을 통해 독보적인 기술력과 레퍼런스를 구축한 씨드앤.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성장과 함께 공조기 메이저 회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기후 위기와 에너지 효율화가 전 세계적 과제가 된 지금, 씨드앤의 여정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광현 객원 스타트업 전문 기자 hyun@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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