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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다르다? 마지막 TV토론 직후 '28일 단일화'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박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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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다르다? 마지막 TV토론 직후 '28일 단일화'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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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3년 전 대선서 안철수 사전투표 시작 전날 단일화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25일 서울 종로구 종묘 인근 서순라길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공동취재) 2025.05.25. /사진=뉴시스 /사진=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25일 서울 종로구 종묘 인근 서순라길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공동취재) 2025.05.25. /사진=뉴시스 /사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대선을 8일 앞둔 26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0%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는 단일화의 전제조건을 제시해 달라며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3년 전 직전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본투표 6일 전, 사전투표 하루 전인 3월3일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사례가 있어서다. 그러나 당시 두 후보와 상황이 다른 이준석 후보는 마지노선인 28일까지 단일화를 거부하며 완주 약속을 지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개혁신당이 단일화 전제조건을 제시해주시길 제안한다"며 "국민의힘은 어떤 조율도, 어떤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 단일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준석 후보 역시 이재명(더불어민주당 후보) 총통 집권을 반드시 막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결코 다른 편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6·3 대선 사전투표를 사흘 앞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조건 제시를 요청하며 단일화 성사를 위해 나선 것이다. 대선 투표용지 인쇄가 전날(25일) 시작되면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1차 데드라인'은 지난 상황이다.

김용태(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5.26. /사진=뉴시사 /사진=조성우

김용태(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5.26. /사진=뉴시사 /사진=조성우


그러나 이 후보는 단일화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너희 때문에 진 것으로 간주하겠다느니, 정치권에서 매장하겠다느니 하는 협박의 말을 요즘 많이 듣는다"며 "단일화 가능성은 "0%다. 김 후보가 사퇴하고 투표용지에 이준석과 이재명의 대결로 간소화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김철근 개혁신당 종합상황실장도 김 위원장의 제안에 "100%, 단일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평행선'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양측이 전격 단일화에 합의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본다. 사실상 지지율이 더 낮은 이준석 후보의 사퇴를 의미한다.

만약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27일 마지막 대선 후보자 TV토론을 마친 후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29일 직전인 28일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이준석 후보는 마지막 TV토론까지 전력을 다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할 공산이 크다. 28일부터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데, 이 후보로선 이 때 자신의 지지율 등을 점검하고 완주를 할 것인지, 사퇴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권영국 민주노동당,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2025.05.23. /사진=뉴시스 /사진=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권영국 민주노동당,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2025.05.23. /사진=뉴시스 /사진=


이 후보가 단일화에 계속 선을 긋는데도 끊임없이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이 후보가 완주했을 경우 잃을 것이 많다는 주장 때문이다. 이 후보가 여론조사상 두 자릿수 지지율을 찍었지만 정작 투표에선 사표 심리 때문에 실세 득표율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는 추세여서 자칫하면 단일화를 거부한 이준석 후보가 보수 패배의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3년 전 안철수보다 지금의 이준석이 단일화 필요성이 더 크다"며 "김문수가 이재명에 작은 차이로 질 경우, 이준석은 아직 젊고 앞으로 보수에서 정치를 계속 해야 하는데 단일화 안 해서 졌다는 말이 나오면 극복이 쉽지 않다. 귀중한 시간 10년은 뺏길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25일 서울 종로구 종묘 인근 서순라길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05.25. /사진=뉴시스 /사진=김선웅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25일 서울 종로구 종묘 인근 서순라길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05.25. /사진=뉴시스 /사진=김선웅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준석 지지율은 11%를 찍고 하향하는 추세다. 완주하면 더 떨어져서 3~4%, 많아야 5% 나올 것"이라며 "그럼 보수 책임론, 배신자론을 뒤집어쓰고 한동훈은 차기 보수 주자로 우뚝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엄 소장은 "2030 남성 지지층도 결국 이재명을 막기 위해 절반은 김문수로 돌아선다고 본다"며 "이준석 지지층이 사회 중추가 되려면 20년을 기다려야 한다. 이준석을 위해서도 국민의힘에 들어가는 게 맞다"고 했다.


다만 이준석 후보는 3년 전 안철수 후보와는 다르다는 반론도 많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으로 시작된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과 손잡는다면 이 후보의 명분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 후보를 당 윤리위원회 징계로 축출했던 친윤석열계와의 구원도 해결되지 않았다.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 요구에 응하면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이 될 것이란 확신도 없는 상태다. 김문수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는 아직 오차범위 밖에서 유지되고 있다. 단일화를 한다 해도 이준석 후보의 지지층이 100% 김문수 후보 지지로 흡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단 것도 변수다. 특정 세대를 주요 기반으로 한 이준석 후보 지지층은 이념적으론 보수·진보가 섞여 있어 이준석 후보가 사퇴할 경우 상당 부분 이재명 후보 지지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다.

신 교수는 "국민의힘에서 단일화의 명분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과거 윤리위 징계 건을 정식으로 사과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도 사과해야 한다"며 "결국 정치는 명분보다 실익에 의해 움직이게 돼 있다"고 내다봤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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