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 한자리 모여
인류가 나아갈 방향 제시
인류가 나아갈 방향 제시
리프킨, AI 가능성·한계 설명
분산형 사회 구축 필요성 제시
싱가포르 대표 AI 연구자 보 안
미·중 경쟁 속 중소국 역할 고찰
세계적 인류학자 샹뱌오 강연
초가속 시대 문화적 질서 탐구
기후변화, 불평등, 코로나19 이후의 질서, 민주주의 위기 등 당면한 과제와 시대정신을 차별화한 시선으로 논의해온 <경향포럼>이 다음달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2025 경향포럼>의 대주제는 ‘초가속 시대의 도전 - 공포를 넘어 희망으로’다.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기술 발전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의 변화를 촉발한 가운데 국내외 대표 석학들이 강연·토론자로 나서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미래 사회 지향점을 모색한다.
첫 번째 세션은 ‘숨 가쁜 변화, 문명사적 대전환’으로,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른 현대사회 변화를 거시적 관점에서 조망한다.
첫 번째 강연자는 제러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사회 이론가인 리프킨 이사장은 <노동의 종말> <엔트로피> <회복력 시대>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AI의 가능성과 한계, AI를 활용한 분산형 사회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두 번째 강연자로는 지나 네프 영국 케임브리지대 민더루 기술·민주주의 센터장이 연단에 오른다. 영국 퀸 메리 런던대에서 책임 있는 AI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한 네프 센터장은 디지털 기술과 그에 따른 사회 변화, 책임 있는 AI, 공정한 AI 정책 분야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석학이다. 네프 센터장은 개인이나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해야 좋은 디지털 미래, AI 미래를 만들 수 있을지 제언할 예정이다.
이어 세 번째 강연자로는 국내 대표 미래학자인 이광형 카이스트(KAIST) 총장이 나선다. 이 총장은 현재의 기술 발달이 인간의 사상과 윤리, 나아가 ‘인간됨’의 의미 자체를 근본부터 흔들 수 있다고 본다. 이 총장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와 역할 간의 부조화에 직면할 것이고, 이를 해결할 새로운 질서와 이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짚어볼 예정이다.
첫 번째 세션 마지막 순서로는 오전 강연자들의 좌담이 펼쳐진다. 미국·영국·한국의 대표 석학들을 이끌 좌담 사회는 국내 대표적인 과학기술 정책 연구자인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는다. 이 교수는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함께 2023년부터 한국 산업계가 향후 10년 내에 도전해야 할 난제를 제시하는 ‘그랜드 퀘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후에 열리는 두 번째 세션 ‘세상을 바꾸는 AI, 혁신과 도전’에선 연구·산업 현장에 있는 AI 전문가들이 직접 나서 최신 동향과 전망을 전한다.
첫 번째 강연자는 중국과 미국에서의 컴퓨터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AI 연구자로 자리매김한 보 안 싱가포르 난양공대 컴퓨터과학과 석좌교수다. 안 교수는 중국의 대표적 생성형 AI ‘딥시크’ 등 최신 개발 동향부터 범용인공지능(AGI)의 가능성까지 두루 살펴본다. 그뿐만 아니라 AI 기술의 윤리적 문제, 글로벌 AI 경쟁의 심화,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 중소 국가들의 전략적 역할과 기회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전망을 전달할 예정이다.
안 교수에 이어 국내 대표 AI 전문가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연단에 오른다. 배 원장은 LG유플러스와 LG사이언스파크 AI추진단장을 거쳐 2020년부터 초대 LG AI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배 원장의 강연 주제는 올해 가장 뜨거운 화두인 ‘에이전트 AI’다.
배 원장은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 AI 최신 동향과 함께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파운데이션 모델, 응용 분야 등에 이르는 AI 가치 사슬을 확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두 번째 세션의 마지막 강연자는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다. 문 교수는 컴퓨터 알고리즘 최적화 분야에서 난제들을 풀어낸 석학으로, 대중을 상대로 하는 AI 강연이나 기고 등 대외 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문 교수는 최근 매달 하나꼴로 출현하는 놀랄 만한 사건들을 짚어보고, AI 혁명의 기술적 핵심 원리와 함의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이어 개인과 조직이 AI 혁명의 기회와 도전을 활용해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세션 ‘초가속 시대, 모두를 위한 기술 진보’에서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초가속 시대를 살펴보고 인류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바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첫 번째 강연자는 샹뱌오 독일 막스플랑크 사회인류학연구소장이다. 중국 출신인 샹 소장은 중국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류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샹 소장은 초가속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문화적 질서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AI가 어떻게 진화하고 발전할지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므로 AI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견고한 문화적 질서가 무엇이고,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기 쉬운 표현으로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인문학자로는 김재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가 나선다. 디지털소사이어티 문화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김 교수는 프리드리히 니체와 질 들뢰즈의 철학을 기조로, 기술철학과 예술철학을 연구하고 있다. 김 교수는 AI에 의사 결정권을 점점 더 내어주고 있는 인간의 현주소를 짚을 예정이다. 인간 문명이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저항과 격노로 진단한 김 교수는 인간 문명이 점차 퇴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왜 인간이 기계에 격노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연할 계획이다.
토론에 앞서 진행되는 특별 강연에선 정세랑 소설가가 연단에 선다. 2010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 그는 2017년부터는 영상 각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표작 <보건교사 안은영>은 넷플릭스 드라마로 영상화됐다.
정 소설가는 AI 시대, 창작자의 고민과 과제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그는 어느 선까지 AI를 활용한 예술이 용인되고 또 어디부터 거부감을 일으킬지, 거부감의 정도는 고정될 것인지, 변할 것인지 등 AI 기술 발전을 받아들이는 독자의 감수성에 대한 예술계와 자신의 고민을 전할 예정이다.
이날 마지막 순서로 열리는 토론의 패널로는 안 교수와 샹 소장 등 오후 강연자뿐 아니라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과 김효은 국립한밭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도 참여한다.
하 센터장은 네이버에서 초거대 AI 기술 개발과 글로벌 AI 생태계 조성을 이끄는 대표적인 AI 연구자이자 전략가다. 과학기술인 시민단체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공동대표이기도 한 하 센터장은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며,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를 연구하고 있다.
국립한밭대 ‘인공지능과 가치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김효은 교수는 과학철학자다. <인공지능과 편향> <인공지능과 윤리> 등 저서를 낸 그는 국내 최초로 AI 윤리 교과를 개설한 대표적인 AI 윤리 전문가다. 토론 사회는 김재인 교수가 맡을 예정이다.
김경학·조문희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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