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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發 사재기 수요 끝물"…DDR5 D램값 떨어진다

이데일리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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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發 사재기 수요 끝물"…DDR5 D램값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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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세 타던 DDR5 D램, 하락 전환 후 보합 지속
미국發 관세 리스크가 부른 재고 축적 수요 소진
"실수요 개선 없으면 반등 난망"…삼성전자 촉각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범용 메모리의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 미국발(發) 관세 리스크로 재고 축적 차원의 ‘사재기’ 수요가 범용 메모리 현물가격을 끌어올렸지만, DDR5 D램 가격이 하락 전환한 뒤 반등할 기색이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이 치고 들어온 DDR4와 달리 DDR5는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을 보장하던 제품인 탓에 가격 하락세의 여파가 작지 않다. 특히 엔비디아향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에 애를 먹고 있는 삼성전자(005930)는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그래픽=문승용 기자)


26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5 16G (2Gx8) D램은 지난 23일 평균 현물가격이 5.489달러를 기록했다. 5일 연속 같은 가격이다.

DDR5 현물가격은 지난해 9월 11일 5달러가 무너지며 줄곧 4달러대에 머물렀다가, 올해 3월 7일을 기점으로 5달러대를 회복했다. 이후 꾸준히 상승하면서 지난달 28일 평균 5.526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틀 뒤 5.524달러로 소폭 떨어졌고 이달 19일에는 5.489달러로 하락했다. 그 뒤 줄곧 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현물가격은 대리점과 소비자간 거래가격을 말한다.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다. 다만 시장의 즉각적인 매매 심리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고정거래가격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DDR5 현물가격이 하락 전환한 건 고객사들의 재고 축적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며 소비자 시장에도 물량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최종 수요가 회복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고객사들이 재고를 추가로 쌓아두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석좌연구위원은 “미국의 반도체 관세 엄포로 사재기 수요가 발생했는데 재고 축적이 어느 정도 완료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물가격 하락은 최종 소비자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고정거래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까지는 DDR5 고정거래가격이 6% 넘게 올랐지만 이 역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쌓아둔 재고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수요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동안 DDR5 가격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DDR5 D램 가격 약세는 삼성전자에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SK하이닉스(000660)는 고부가 HBM을 앞세워 범용 메모리 부진을 메울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범용 메모리에 수익성이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은 탓이다. HBM3E 12단 제품이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를 통과하더라도 유의미한 물량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인 만큼 범용 메모리로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는 한동안 달라지지 않는다.


DDR4 D램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아직 현물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DDR4 역시 선구매 수요가 충분히 소진됐기 때문이다. DDR4는 중국 업체들도 양산하고 있어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낙폭이 더 클 수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DDR5의 경우 유통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DDR5 생산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관세 부과 전 선구매와 투기성 수요가 둔화할 경우 올해 3분기 이후로는 고정거래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 전반적으로 재고가 과다한 DDR4 D램이나 낸드플래시 가격 반등 역시 실수요의 본격 개선이 없으면 하반기까지 장기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