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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제이미맘', 특정인 겨냥 아냐… 아쉽고 미안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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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제이미맘', 특정인 겨냥 아냐… 아쉽고 미안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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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이수지 인터뷰
특정 인물 희화화 논란에 직접 밝힌 답변은?
최애 캐릭터는 '개콘' 시절 만든 린자오밍


2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수지는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CP엔터테인먼트 제공

2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수지는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CP엔터테인먼트 제공


현재 가장 잘나가는 코미디언을 꼽으라면 단연코 이수지가 언급된다. 유튜브부터 OTT 플랫폼까지 이수지의 동영상이 전 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이수지가 가장 좋아하는 칭찬은 "지독하다"라는 말이다. 이는 이수지가 얼마나 치열하게 코미디를 선보였는지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2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수지는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2008년 SBS 공채 10기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이수지는 2012년 KBS 공채 27기로 재데뷔했다. 유독 성대모사에 능해 싸이 김고은 등 다양한 스타들을 패러디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또 2021년부터는 'SNL 코리아'에 합류하면서 전성기의 서막을 알렸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유튜브 채널 역시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슈블리맘' '제이미맘' 등 보편적인 특징들을 모아 사회적 풍자를 가미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다만 특정 인물 저격 논란도 불거졌다.

이날 가장 먼저 백상 예능상 수상 소회를 들을 수 있었다. 이수지는 "제가 3년 연속 백상 후보로 출석을 했었다. 첫 참석 때는 '내가 이런 분들을 뵙다니' 싶었다. 두 번째 참석 때엔 김고은을 실물로 봬 행복했다. 세 번째에는 상을 받고 싶다는 욕심이 슬금슬금 올라왔다"라면서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사실 받을 수도, 안 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받으니 머릿속이 하얘졌다. 수상 소감을 제대로 못한 것 같다.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라고 돌아봤다.

숨 가쁜 일상도 오히려 감사하다는 이수지는 "저는 스케줄 없이 쉬는 걸 가장 힘들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이는 공백기를 겪고 달라진 마음가짐이다.

2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수지는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CP엔터테인먼트 제공

2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수지는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CP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지는 tvN '코미디빅리그' 이후 'SNL 코리아' 합류 이전까지 약 1년 6개월 가량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이는 이수지가 데뷔 이후 가장 길게 쉰 기간이다. "당시 쉬면서 내가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고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덕분에 지금 그 시절을 생각하면 일을 쉬지 않음에 감사해요. 그때의 트라우마가 지금의 불안감에 기인했을 수도 있어요. 'SNL 코리아', 개인 채널 운영도 캐릭터를 다양하게 시도하는 재미가 있죠."


이러한 열정은 'SNL 코리아'를 잠시 쉬는 동안 쉬지 않고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게 했다. 이수지는 'SNL 코리아' 휴식 기간 동안 유튜브 플랫폼에서 선보일 캐릭터들을 구상했고 지금의 제이미 맘과 슈블리맘 등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그가 캐릭터를 만들 때 주안점을 두는 지점은 공감이다.

"제가 캐릭터를 만들 땐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극대화해요. 물론 불편한 분들도 있다. 회차마다 만들면서 신경 써야 할 부분, 다듬어야 할 부분을 보면서 다음 콘텐츠를 짜고 있어요. 일부 논란들을 보면서 다음 콘텐츠는 더 섬세하게 다듬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이수지의 대표 캐릭터인 제이미맘은 자식 교육에 극성인 이들을 반추한다. 공개 당시 큰 반향을 이끌어냈으나 돌연 배우 한가인에게 불똥이 튀었다. 한가인은 과거 한 영상에서 아이들의 학원 라이딩하는 근황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이수지가 한가인을 저격한 것이라는 추측성 글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에 이수지는 "제이미맘은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길 바랐다. 오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이제 콘텐츠화하는 것을 다시 한번 고민하는 교훈을 얻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창작하면서 오해가 생기고 아쉬운 부분을 배제할 수 없다. 다수가 웃을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하고 이후 불편함이 따르는 것을 고민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이디어는 일상 속 공감에서 출발


많은 호평이 따르지만 이수지가 가장 좋아하는 칭찬은 "지독하다"라는 말이란다. 그는 "지독하다"라는 말을 김구라 선배가 먼저 해주셨다. 지금 그 칭찬이 가장 좋다. 믿어준다는 의미로 들려서 너무 행복하다. 저는 노잼이라는 말이 두렵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새로운 시도를 계속할 것 같다. 다양한 분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코미디를 하고 싶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아까 언급했듯 이수지의 아이디어 출발은 '일상 속 공감대'다. 김고은 오은영 제니 싸이 과즙세연 탕웨이 등 영역을 망라하고 다양한 인물들을 따라 했다. 그렇다면 이수지가 가장 애정하는 자신의 캐릭터는 누구일까. 이에 이수지는 "제가 29세에 '개그콘서트'에서 린자오밍을 만들었다. 린자오밍은 KBS 공채 오디션 볼 때 만들었던 캐릭터다. 당시 KBS 사옥 앞 식당 이모님의 말투를 성대모사 한 것인데 오디션 때 하니 PD님들이 엄청 웃었고 코너로 발전시켰다. 그 친구와 10년째 정이 들었다. 또 린자오밍은 처음 코미디언 이수지로 이름을 알리게 된 캐릭터다"라고 답했다.

코미디언 이수지가 제이미맘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코미디언 이수지가 제이미맘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이수지는 "캐릭터 시도에 있어서 해보고 싶은 건 다 했다. 다양한 시도, 변화가 저만의 차이점이다. 무대에서 하는 코미디와 개인 콘텐츠에서 하는 코미디는 분명히 다르다. 관객과 바로 소통하고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개인 콘텐츠는 영상 속에서 보이는 디테일을 담는다. 각기 다른 장점이 있다"라고 짚었다.

현재 가장 잘나가는 코미디언이지만 이수지가 처음부터 코미디언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이수지는 초등학생 땐 아나운서가 꿈이었는데 방송반 테스트에서 떨어졌다고 고백했다. 이어 등록금도 못 낼 형편이었기에 코미디언을 준비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면서 "어머니에게 '마지막 한 번만 더 하겠다'라고 하다가 정말 합격을 했다. 그렇게 코미디언이 됐고 직업적으로 잘 풀렸다"라고 돌아봤다.

연기 열정은 진행 중


정극 연기를 향한 의지도 들을 수 있었다. 다양한 예능도, 정극 연기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힌 이수지는 현재 많은 작품들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단다. 캐스팅 비결에 대해선 "제 외모를 본 게 아닐까(웃음). 제가 너무 다양한 캐릭터를 하다 보니까 대본을 주신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종영한 '신병' 시리즈도 이수지에게 좋은 자양분이 됐다. 이수지는 "배우들이 저를 너무 많이 도와줬다. 감독님도 너무 재밌게 알려줘서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화기애애했다. '신병'을 통해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번 'SNL 코리아'에서 만난 배성우에게도 도움을 받았다는 비하인드를 들을 수 있었다. 이수지는 "배성우 선배님은 연기를 너무 잘한다. 애드리브나 재치는 연기도 잘한다. 그래서 제가 나중에 제가 고민 상담을 했다. 정극 연기를 하려면 어느정도로 공부해야 하냐고 물으니 연극도 추천해주셨다. 이런 고민을 선배님과 나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배님이 제 연기를 보고선 잘한다고 칭찬해주셨다. 저는 연기하는 게 재밌다. 연기와 코미디에 에너지 쓰임이 다르다. 제가 하는 정극 연기를 보며 이러지 말걸 할 때도 있다. 감동을 드리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염혜란 선배님이 하는 엄마 연기를 해보고 싶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