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이번 주는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향후 기술 지형을 제시하는 굵직한 무대들이 이어졌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5(DTW 2025)’, 대만 타이베이에서 막을 내린 ‘컴퓨텍스 2025’,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레드햇 서밋 2025’, 그리고 시애틀에서 개최된 ‘MS 빌드 2025’까지.
4개 대형 컨퍼런스는 모두 AI를 중심축으로 삼으며 향후 인프라 전략, 플랫폼 생태계, 오픈소스 확산, 개발자 환경의 미래를 조망했습니다. 서로 다른 접근이었지만, 공통적으로 ‘AI 전환’이 산업 구조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는 흐름은 분명했습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지난 19일부터 22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진행된 DTW 2025에서 AI가 ‘실행과 증명의 시간’에 들어섰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델 AI 팩토리 2.0’은 AI 도입의 엔드투엔드(End-to-End)를 포괄하는 완전관리형 플랫폼으로서 기업 고객이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를 넘나들며 AI를 유연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미국 인테리어 유통 업체 로우스, 글로벌 금융 기업 JP모건 등의 실제 사례를 통해 AI 전환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20일 시작해 23일 폐막한 컴퓨텍스 2025에서는 하드웨어 중심의 AI 생태계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직접 현장에 등장해 ‘AI 슈퍼컴퓨팅은 이제 모든 기업의 필수 자산’이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DGX 스파크와 NV링크 퓨전, 대만 AI 슈퍼컴퓨터 인프라 등 핵심 인프라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퀄컴, 미디어텍, 폭스콘 등 주요 칩·시스템 기업들도 일제히 AI 서버, 로봇, 커스텀 ASIC 등을 내놓으며 AI를 향한 하드웨어 패권 경쟁을 본격화했습니다.
레드햇은 오픈소스의 가치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19~22일 개최된 ‘레드햇 서밋 2025’에서 발표된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10(RHEL 10)’은 AI 기반 시스템 운영, 양자내성암호, 이미지 기반 관리 등의 기능을 통해 전통적인 리눅스 운영체제를 AI 시대에 걸맞게 재정의했습니다. 특히 생성형 AI를 명령어 기반 CLI에 통합한 ‘라이트스피드’는, 오픈소스가 AI 도입의 복잡성을 해소하고 민주화할 수 있다는 비전을 강조한 대표 사례였습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 에이전틱 웹(Open Agentic Web)’이라는 개념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인터넷 환경의 시작을 선언했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19일 연례 개발자 행사 ‘MS 빌드 2025’에서 “앞으로 개발자는 직접 코딩하는 사람이 아니라, AI에게 코딩을 위임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모든 사용자가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배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밝혔습니다. 깃허브 코파일럿에 도입된 에이전트 기능, MS의 개방형 개발자 도구 강화 전략은 그 연장선입니다.
이번 주 4대 글로벌 컨퍼런스는 AI를 단순 기술이 아니라 ‘디지털 세계를 움직이는 운영체제’로 재정의한 자리였습니다. 델은 AI로 비즈니스 ROI를 증명하고, 엔비디아는 컴퓨팅 기반을, MS는 플랫폼 지형을, 레드햇은 오픈소스 민주화를 각각 주도하고 있습니다. 기술 구현 방식은 달랐지만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모든 디지털 시스템의 기저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AI에 대해 중요한 질문은 바로 이것입니다. “누가 가장 잘 연결하고, 누가 가장 많이 확산시키며, 누가 가장 빠르게 작동시키느냐”.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관련 소식입니다. 개별 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기사 제목을 검색하면 전체 내용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SAP, AI 어시스턴트 ‘쥴’ 확장…클라우드·데이터 전략 강화=SAP가 연례 컨퍼런스 ‘SAP 사파이어 2025’에서 AI 어시스턴트 ‘쥴(Joule)’의 기능 확장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AI 전략을 공개했다. 쥴은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무 자동화와 사용자 워크플로우 간소화를 지원하며, WalkMe 기반의 행동 예측 기능과 퍼플렉시티와의 협업을 통해 시각화 분석도 강화했다. SAP는 AI 파운데이션과 비즈니스 데이터 클라우드(BDC) 등을 통해 기업들이 자율 운영 환경을 구축하도록 지원하고, 팔란티어와 손잡고 주요 고객 대상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역량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ERP와 협업툴 하나로…영림원, 네이버클라우드와 통합업무 플랫폼 구축=영림원소프트랩이 네이버클라우드, 일진씨앤에스와 함께 ERP와 협업툴을 통합한 클라우드 기반 워크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 ERP와 네이버웍스를 연동해 메일, 캘린더, 전자결재 등 기능을 하나의 창에서 통합 제공하며, 특히 중소·중견기업을 겨냥해 가격 경쟁력과 사용 편의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제품은 하반기 출시 예정이며, 네이버웍스 3개월 무료 등 초기 프로모션도 준비 중이다.
◆과기정통부, XaaS 선도 사업 본격화…“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XaaS(소프트웨어 융합형 서비스) 선도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이 연합해 산업 맞춤형 서비스를 기획·개발·실증·확산하는 방식이며, 의료·제조·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12개 과제가 올해 새롭게 선정됐다. 고가 장비 없이 클라우드 기반 질병 진단, AI 무역 플랫폼, 전기차 배터리 관리 등 활용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AI 교육이 전부 아냐..." 엘리스그룹 클라우드 이용 기관, 6개월만에 9배 증가 '눈길'=엘리스그룹의 AI 특화 클라우드 플랫폼 ‘엘리스클라우드’ 이용기관 수가 최근 6개월간 9배 증가했다.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IaaS) 획득 이후 공공·기업 수요가 크게 늘었고, 사용자 수는 21개월 만에 74배 이상 증가했다. ML API 라이브러리 등 오픈소스 기반 AI 모델 활용 기능이 강점이며, 글로벌 대비 최대 77%의 비용 절감 효과도 부각됐다. 엘리스는 올해 공공 및 해외 시장까지 진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AI 비즈니스 관련 키워드 발표로는 ▲AX와 지속 가능성이 가져올 미래 혁신(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AI 비즈니스를 품다(다올TS) ▲기업 고객 위한 특화형 생성 AI 플랫폼(LG AI 연구원) ▲생성 AI를 활용한 업무 생산성 향상 방안(LG CNS) ▲AI 발전 및 업무 내 도입 트렌드(업스테이지) ▲AI 기술 ‘적용’의 시대(NC소프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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