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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없고 네거티브만 격해진 TV토론…마지막 3차 ‘정치’ 격돌[이런정치]

헤럴드경제 문혜현,이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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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없고 네거티브만 격해진 TV토론…마지막 3차 ‘정치’ 격돌[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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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만 본 ‘확증편향 강화 토론’
사전투표 직전 ‘부동층 확보’ 결전
“토론 통해 지지층 이탈 있을수 있어”
“네거티브 심해지면 투표율 떨어져”
개헌-부정선거론 등 놓고 정면충돌
지난 2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 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

지난 2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 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이영기 기자] 지난주 2차 대선 후보자 토론회를 치른 대선주자들이 토론 분야인 ‘사회’ 관련 공약 검증보다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네거티브’ 토론전을 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날을 세운 것인데, 제대로 된 공약집도 없는 상황에서 3차 정치 분야 토론 또한 정책 경쟁보다는 막판 부동층 확보에 열을 올릴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지난 2차 토론회 이후 ‘팩트체크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통합과 사회 갈등 해결을 위한 토론회인데, 오히려 갈등을 더 부추기고 통합을 저해한 토론회였다”면서 “선거가 중반에 접어드니 기세 싸움의 성격이 있었고, 지지율이 좁혀지면서 이재명 후보도 조급함이 보였다”고 분석했다.

최 평론가는 이재명 후보 토론을 놓고 “초반에는 조금 여유있게 임했지만, 이제 ‘부자 몸조심하듯 하면 안 되겠다’ 싶어 역공에 나서는 것”이라며 “그렇다보니 1위 후보의 존재감보다는 추격당하고 있는 사람의 심리가 반영되며 약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이준석 후보와 관련해 최 평론가는 “1차 토론회에서 과하게 존재감을 보여주다 보니 (2차에선) 본인이 알고 있는 것들을 내세우면서 정작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꼬였던 것 같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 토론 전략을 두고 그는 “추격자로서의 안정적인 지위를 찾았다”면서도 “결국엔 꺼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은 나의 장점보다는 상대를 공격하는 쪽에서 득점하는 것이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TV 토론 자체가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주고 선택을 용이하게 하는 장치로서 작동하지 못하는 구조”라면서 “TV토론은 자신의 지지층들을 위한 토론의 장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지지층을 더 강화하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토론을 통해 각 후보가 새로운 지지를 확보했는지 물음에 “거의 없었을 것이다. 중도층·무당층에서 유입은 없어도 이탈은 있을 수 있다”면서 “(유권자들이 보기에) 미래를 보고 투표를 하게끔 해줘야 하는데, 과거에 대한 것을 가지고 토론했다. 네거티브가 심해지면 투표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민주노동당 권영국·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2차 후보자 토론회  이후 이석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민주노동당 권영국·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2차 후보자 토론회 이후 이석하고 있다. [연합]



반면 지난 2022년 대선 대비 네거티브 강도가 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난 대선 때는 심할 정도로 흑색선전이 난무했기 때문에 그에 비해 덜하다고 생각된다”면서 “김 후보와 이재명 후보 두 사람만 토론했다면 지난 대선과 비슷했겠지만, 이준석 후보와 권 후보가 팩트 체크 위주로 토론하면서 그래도 토론의 질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기적으로 네거티브 공세가 필요하고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네거티브 효과가 없다고 하면 각 정당에서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효과가 있다”면서 “(유권자들이) 사람이 아니고 이미지를 뽑는 것이다. 사람들은 정책과 슬로건마저 잘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네거티브를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사전투표 이틀 전 진행되는 3차 토론회에서 취할 각 후보 전략에도 관심이 몰린다. 27일 저녁 진행되는 정치 분야 3차 대선 후보 토론회에선 개헌, 부정선거론 등 민감한 정치 현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이 평론가는 3차 토론 전망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 공약의 허점을 파고들어 문제를 제기하는 식이 될 것”이라며 “정치분야이기 때문에 개헌에 진정성이 있는지, 김문수 후보의 경우 3년 임기 단축 얘기를 했으니 그렇게 가는 것이 과연 맞는지 물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2차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2차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신 교수는 “TV 토론은 확증편향을 강화한다. 우리 편이 잘하면 ‘내가 사람 잘 골랐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3차 토론에서) 상대를 적극적으로 공격해야 한다. 확증 편향이 강화되면 내가 지지하는 사람의 비호감도는 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후보들이) 토론의 기술이 없다. ‘상대방의 상품이 나쁘니까 내 상품을 찍어라’라고 하는 것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상품이 좋으니 내 상품을 사라’고 얘기해야 한다”며 “국민은 토론의 내용도 보지만 태도를 본다. 토론에 임하는 태도와 진정성을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평론가는 이재명 후보가 부정선거 논란에 말을 아낄 것으로 봤다. 그는 “(부정선거론에) 후보들이 선을 그을 것”이라며 “김 후보는 이미 사전투표한다고 했고, 이재명 후보도 괜히 꺼내봤자 역공을 받는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평론가는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면서 부동층을 향해 긍정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는 시기니 그것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