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종현이 더 화제를 모은 것은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거포인 심정수의 아들이기 때문인 점도 있다. OB·두산·현대·삼성을 거친 심정수는 1994년 KBO리그 1군 무대에 데뷔해 2008년 삼성에서 현역 마지막 시즌을 보낼 때까지 KBO리그 통산 1450경기에서 타율 0.287, 328홈런을 기록한 당대의 거포였다. 현대 소속이었던 2023년에는 53홈런을 기록하며 50홈런 고지를 밟기도 했다.
‘국민 타자’로 불렸던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의 홈런왕 레이스 라이벌로도 유명했다. ‘헤라클레스’라는 별명답게 어마어마한 힘을 뿜어낸 거포였다. 그런 심정수의 아들이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았으니 아버지의 뒤를 이어 스타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다. 실제 아마추어 성적도 괜찮았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꽤 많았다.
심종현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유년 시절을 모두 미국에서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보통 한국인 선수들은 한국에서 고교 무대를 마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거나, 혹은 KBO리그에서 최소 7년 이상을 뛰고 스타가 돼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 선수가 미국에서 모든 학교를 나와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고 빅리그 도전장을 내민 사례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상위 싱글A로 승격됐고, 2024년 중 더블A로 승격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빠른 발걸음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2024년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상위 싱글A 107경기에서 타율 0.199, 출루율 0.269, 8홈런, 31타점, OPS 0.586의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결국 더블A에 가지 못했고, 올해도 상위 싱글A에 머물고 있다.
심종현은 지난해 상위 싱글A 107경기에서 104개의 삼진을 당했다. 반대로 볼넷은 28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른바 타자 고유 지표로 불리는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이 좋지 않다.
승격이 지연되면 점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애리조나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부합하는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올해가 야구 인생의 대단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