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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선넘은 ‘박근혜 마케팅’…“탄핵 당했어야 한다 생각 안 해”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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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선넘은 ‘박근혜 마케팅’…“탄핵 당했어야 한다 생각 안 해”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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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5일 오전 충북 옥천군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아 참배한 뒤 현안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5일 오전 충북 옥천군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아 참배한 뒤 현안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25일 ‘박정희·박근혜 마케팅’에 집중하며 ‘집토끼 묶어두기’에 온 힘을 쏟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임기 내내 문제로 지적된 수직적 당정 관계를 의식한 듯 “대통령의 당무 개입 원천 차단”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김 후보는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충북 옥천군 생가 방문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진 옥천군 유세에선 “육영수 여사는 사랑의 어머니다. 가장 높은 청와대에 사셨지만, 가장 낮은 곳을 잊지 않고 따뜻하게 살펴주신 가장 약한 자, 가장 버림받은 자의 어머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육 여사는) 안타깝게도 문세광의 흉탄에 가셨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뜻하지 않게 흉탄에 가셨다”며 “그 따님인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도 대한민국 역사에서 있을 수 없는, 온갖 잘못된 거짓 정보로 덮어씌워 대통령직을 박탈하고 집 하나 있는 것도 다 뺏어갔는데, 이렇게 해선 안 된다.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2021년 뇌물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박 전 대통령의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을 확정한 바 있다. 또 헌법재판소는 2017년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결정했다. 그런데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 탄핵과 마찬가지로, 이런 사법부의 결정을 부정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해 기소로 이끈 건, 각각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었다.



앞서 전날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김 후보는 유세에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물러났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울먹었다. 또 대구 달성군을 방문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1시간가량 만났는데, 박 전 대통령은 “섭섭한 일이 있더라도 다 내려놓고, 나라를 위해 꼭 승리해달라”고 말했다.



김 후보가 보수층의 ‘박정희 향수’와 ‘가여운 박근혜’ 정서를 자극하는 건, 최근 결집하고 있는 지지층을 더욱 독려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추격자’인 김 후보가 지지층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김 후보는 이날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 사당화된 정치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겠다”며 “당정협력, 당통분리, 계파불용의 3대 원칙을 천명하고, 이를 당헌에 명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과 친윤석열계를 통한 당 장악, 수직적 당정 관계 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김 후보는 “참 어려운 일”이라며 “당이 우선 혁신돼야 한다”고만 할 뿐,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구 유세에서 “상식적인, 중도에 계신 분들이 윤석열의 세상이 지속된다고 오해한다”며 “김 후보가 친윤 청산 메시지를 보여줘야 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해야 승부다운 승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저도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며 나흘 뒤인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 후보는 그간 ‘사전투표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는 극우 논리에 동조해왔고, “국민적 불신”을 이유로 사전투표 폐지를 이달 초 공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지지율이 뒤처지는 상황에서 사전투표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 지지층의 투표 참여 자체가 줄어 자신에게 손해라고 판단해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전투표를 머뭇거리다가 본투표를 못 하게 되면 큰 손실”이라고 했지만,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전투표하는 건 위험성이 있다”며 여전히 부정선거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옥천·공주/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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