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9개국, 인권재판소 '이민 판결' 비판에
유럽평의회, "인권 다루는 곳에 압력 안 돼"
"사법부를 정치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법치주의 사회에서는 어떤 사법부도 정치적 압력에 직면해서는 안 된다." 46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국제기구 유럽평의회의 사무총장 알랭 베르세가 24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히며 유럽 사법부 방어에 나섰다.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유럽인권협약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해 이민자 추방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한 유럽 9개국을 향한 일침이다.
베르세 사무총장의 입장 발표는 22일 유럽 9개국이 발표한 공동 서한에 대한 답장 격이었다. 유럽연합(EU)의 하반기 순회 의장국인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 주도로 작성하고, 이탈리아·폴란드·체코·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벨기에·오스트리아 정상이 동참한 공동 서한은 "범죄를 저지른 이민자에 대한 추방 권한을 ECHR가 지나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외국인 범죄자를 포함한 불법 이민자에 대한 추방 시점을 ECHR가 결정할 것이 아니라 각국 재량에 맡겨야 한다'는 게 이들 국가의 생각이다. ECHR은 유럽인권협약을 해석하는 유럽평의회 산하 국제법원이다.
유럽 9개국은 그러면서 "국제협약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한때 옳았던 것이 내일의 정답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 정책에 있어서 유럽인권협약을 보다 완화해 적용하거나 나아가서는 이를 고쳐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유럽인권협약은 기본권 보호를 목적으로 1950년 유럽평의회에 의해 작성돼 채택됐다.
유럽평의회, "인권 다루는 곳에 압력 안 돼"
"사법부를 정치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법치주의 사회에서는 어떤 사법부도 정치적 압력에 직면해서는 안 된다." 46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국제기구 유럽평의회의 사무총장 알랭 베르세가 24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히며 유럽 사법부 방어에 나섰다.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유럽인권협약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해 이민자 추방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한 유럽 9개국을 향한 일침이다.
지난해 6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평의회에서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알랭 베르세가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스트라스부르=AFP 연합뉴스 |
베르세 사무총장의 입장 발표는 22일 유럽 9개국이 발표한 공동 서한에 대한 답장 격이었다. 유럽연합(EU)의 하반기 순회 의장국인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 주도로 작성하고, 이탈리아·폴란드·체코·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벨기에·오스트리아 정상이 동참한 공동 서한은 "범죄를 저지른 이민자에 대한 추방 권한을 ECHR가 지나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외국인 범죄자를 포함한 불법 이민자에 대한 추방 시점을 ECHR가 결정할 것이 아니라 각국 재량에 맡겨야 한다'는 게 이들 국가의 생각이다. ECHR은 유럽인권협약을 해석하는 유럽평의회 산하 국제법원이다.
유럽 9개국은 그러면서 "국제협약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한때 옳았던 것이 내일의 정답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 정책에 있어서 유럽인권협약을 보다 완화해 적용하거나 나아가서는 이를 고쳐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유럽인권협약은 기본권 보호를 목적으로 1950년 유럽평의회에 의해 작성돼 채택됐다.
알랭 베르세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이 24일 유럽 9개국을 겨냥해 낸 견해. '불법 이민자를 보다 쉽고 빠르게 추방해야 하는데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유럽인권협약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해 어려움이 있다'는 유럽 9개국에 대해 사법부를 정치화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유럽평의회 홈페이지 캡처 |
이에 베르세 사무총장은 공동 서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유럽 9개국이 ECHR의 협약 해석 방식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사법부 정치화는 안 된다"고 맞받았다. 그는 "기본권을 보호하는 기관들이 정치적 상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해당 기관들이 지켜야 할 안정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사법부는 정부에 대항해서든, 정부에 의해서든 무기화되어서는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ECHR 본연의 역할에 대해서도 상기했다. 베르세 사무총장은 "ECHR는 외부 기관이 아니라 유럽평의회의 법적 기구로서 회원국이 주권적 선택에 따라 설립했다"며 "46개 회원국 모두가 자유롭게 서명하고 비준한 협약의 구속을 받으며 회원국이 수호하기로 약속한 권리와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했다. ECHR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인권 침해를 재판하는 유일한 국제재판소라는 점도 강조했다.
인권의 기준을 낮추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 그는 "오늘날 복잡한 도전에 직면한 우리의 임무는 협약을 약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안보, 정의와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협약을 강력하고 타당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