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유니스 근무 알-나자르…자녀 1명만 생존, 남편도 생사 불투명
이스라엘 "민간인 피해 주장 조사 중…사전에 대피시켜"
2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엘발라에 있는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신 사이에 한 남성이 서 있다. ⓒ AFP=뉴스1 ⓒ News1 권영미 기자 |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한 의사의 자녀 10명 중 9명이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다고 BBC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지구 칸유니스에 위치한 나세르 병원에 따르면, 알라 알-나자르 박사는 최근 이스라엘 공습으로 자녀 10명 중 9명을 잃었다. 알-나자르 박사의 남편은 머리에 관통상을 입어 생사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의 남편이 그녀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간 직후 집이 공습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 보건부가 공유하고 BBC가 검증한 영상에는 칸유니스 공습 잔해 속에서 불에 타고 있는 어린이 시신들이 끌어올려지는 장면이 담겼다.
의사인 유세프 아부 알리시는 수술실에 도착했을 때 알-나자르 박사가 생존한 아들에 대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박사의 친척인 유세프 알-나자르는 AFP통신에 "제발 그만해 달라. 우리를 불쌍히 여겨 달라. 국제사회와 모든 국가, 하마스와 모든 파벌에 호소한다. 제발 자비를 베풀어 달라"며 "우리는 피난과 굶주림에 지쳤다. 더는 못 견디겠다"고 토로했다.
살아남은 11세 아이의 수술을 집도한 외과의사 그래엄 그룸은 BBC에 "아이들을 돌보는 데 평생을 바친 소아과 의사가 단 한 번의 미사일 공격으로 자신의 아이들 대부분을 잃었다"며 "이루 말할 수 없이 잔인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측에 박사의 남편에 대해서도 문의해봤으나 "정치적·군사적 연계가 없고, SNS에서도 눈에 띄는 인물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룸 박사는 살아남은 11세 아동 아담에 대해서는 "나이에 비해 매우 작았고, 왼팔은 거의 떨어져 나갈 뻔했으며, 파편으로 인한 상처와 큰 열상들로 덮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칸유니스에서 "여러 용의자"를 타격했다며 "민간인 피해 주장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칸유니스 지역에서 우리 군 인근 구조물에서 활동하던 여러 용의자를 전투기로 타격했다"며 "칸유니스 지역은 위험한 전쟁지역으로, 작전을 하기에 앞서 민간인들을 대피시켰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23일 정오부터 24일 정오까지 최소 7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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