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스포티비뉴스=런던(영국), 이성필 기자] "아직 부상이 완벽하게 나은 것은 아니다."
무리수를 써서라도 팀 우승에 공헌하고 싶었고 실제 결과물이 그렇게 나왔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골은 사실상 무산 됐지만, 더 먼 미래를 봐야 하기에 일단 멈춤이다.
토트넘은 2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을 브라이턴 호브 알비언과 치른다.
리그 17위라는 최악의 성적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으며 우승한 유로파리그(UEL) 결과로 덮였다. 브라이턴전은 올 시즌 리그 마무리와 함께 UEL 우승 성과를 다시 축하하는 자리 성격으로 바뀌게 됐다.
이미 23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일대 도로를 크게 도는 우승 행진으로 20만 명의 팬들이 모여 축하 행사를 했던 토트넘이다. 결승전 장소였던 스페인 빌바오에 오지 못했던 팬들과 함께 즐기기 위함이었다.
대단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토트넘 팬들이다. 이들은 런던에서 도버해협을 지나 프랑스에 상륙해 파리와 주요 도시를 거쳐 빌바오까지 내려왔다. 맨유 팬들도 비슷했지만, 빌바오까지 들어오는 직항은 가격이 평소 우리 돈으로 15만 원 정도면 올 가격을 100만 원 이상이어도 지불하거나 인근 산탄데르, 라 코루냐,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일단 스페인 땅에 착륙한 뒤 차량을 빌려 빌바오로 몰려왔다.
런던에서 차량을 공수한 이들은 수십 시간이 걸려도 빌바오까지 왔다. 차량 뒤에는 캠핑카가 붙어 있었다. 돌아가는 과정도 비슷했다. 빌바오에서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레알 소시에다드의 연고지인 산 세바스티안 시내에는 토트넘 팬들로 가득했다. 또, 2시간 30분 떨어진 프랑스 보르도 시내에도 역시 토트넘 팬들이었다.
이들은 국내 취재진을 보자 한국인이라고 생각했는지 '나이스 원 쏘니'로 대표되는 손흥민 응원가를 자동 발사했다. 무엇이 됐든, 흥겨움의 연속이었다. 승자가 다 가지는 상황에 리그 최종전은 보너스 게임이 됐다.
![]() |
![]() |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브라이턴전에 일부 선수 제외를 알렸다. 24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는 "일부 선수가 결장할 예정이다.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발가락 부상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고생해 명단에서 빠질 예정이고 쏘니(손흥민)도 마찬가지다. 아직 발 부상이 회복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강등권 바로 위인 잔류 마지노선 17위에 올라가 있는 토트넘이다. 순위를 더 올려놓고 시즌을 끝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역사는 2024-25 시즌을 리그 성적보다는 17년 만의 무관 탈출과 다음 시즌 UCL 진출권을 얻은 UEL 우승에 더 집중할지도 모른다.
손흥민은 UEL이 끝난 뒤 스포티비뉴스를 비롯한 소수의 국내 취재진에 발등 부상을 두고 "아직 부상이 완벽하게 나온 것은 아니다. 저 역시 이 경기만을 위해, 정말 빠르게 복귀했고 생각한 것보다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것은 절대 아니었다. 저에게 있어서 어떻게 보면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경기를 오늘 치를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하다"라며 무리했다는 뜻을 밝혔다.
우승으로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우승컵이 없었던 기억을 털어내기 위해 회복에 열중했고 선발이 아닌 교체 카드로 몸을 푼 뒤 히샤를리송을 대신해 들어가 몸싸움을 해내며 수비에 공헌, 1-0 승리를 지켜냈다.
2016-17 시즌부터 이어왔던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은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리그에서는 7골 9도움으로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와 마주했지만, 토트넘을 떠나지 않고 버텨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받은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다른 측면에서는 축구대표팀을 위한 결장도 있다. 축구대표팀은 내달 5일 이라크 바스라에서 이라크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9차전을 원정으로 치르고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10차전을 갖는다. 아직 본선행에 도장을 찍지 못해 손흥민의 공격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는 우승 직후 "당연히 대표팀이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의 목표는 늘 팀과 함께 발전하고 노력해 나가고 늘 어려운 길을 맞서서 싸우는 그런 선수가 되려고 노력하겠다"라며 토트넘을 위해 헌신했으니, 다음은 대표팀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즐길 때는 확실하게 즐기지만, 멈춤이 필요한 시간에는 단호하게 자기 관리에 집중하는 손흥민이다. 이라크전에는 월드컵 본선행 확정이라는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있다. 이 역시 맨유전처럼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자기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하는 단판 승부다. 쿠웨이트전을 편안하게 치르려면 안정적인 경기가 우선이다.
몸 관리와 자기 역할에 대한 냉정한 태도를 잘 알고 있는 손흥민이다. 그는 "(맨유전에서) 당연히 골을 넣고 싶었지만, 결국은 승리가 더 중요하다. 선수들 모두 승리가 가장 큰 목표라 개인적인 욕심은 버렸다고 본다"라며 팀에 해가 되지 않는 선수가 되기 위해 몸을 만들어 놓고 이라크로 향할 것임을 시사했다.
리그가 끝나기 무섭게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 완장'을 던져 놓고 '대표팀 주장' 모드로 돌입 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