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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 열혈팬과 데이트... "내가 10만 유튜버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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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구, 열혈팬과 데이트... "내가 10만 유튜버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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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석구, 무대인사 때 만난 팬 유튜브 출연
"유재석 선배·나영석 PD 채널 제끼고 내가 직접 제안"


손석구가 자신의 팬 김미소씨의 채널에 출연했다. 짐미조 채널 캡처

손석구가 자신의 팬 김미소씨의 채널에 출연했다. 짐미조 채널 캡처


최애의 최애가 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배우 손석구의 한 팬이 덕질을 통해 유명 유튜버가 됐다. 손석구는 "뭔가 남다른 게 있었다"며 자신의 팬이 유튜버로 크게 성장한 것을 뿌듯해했다. 덕질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독특한 사례라 눈길을 끈다.

손석구는 평소 남다른 팬사랑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이른바 '역덕질'을 보여준 건 '짐미조' 채널이다. 채널 운영자인 김미소씨는 지난 2022년 영화 '범죄도시2' 무대인사를 통해 손석구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미소씨는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채 '감히 날 제껴'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극장을 찾았다. 관객들에 인사를 건네던 눈썰미 좋은 마동석이 이를 발견해 무대 위로 불렀다. 급하게 달려나온 미소씨는 손석구에게 수줍게 사진 요청을 했다. 복면을 벗은 스파이더맨은 예상과 다르게 앳된 미모의 20대 여성이었다. 손석구는 바지 주머니에서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셀카를 찍었다. 사진을 SNS 스토리에 올려주겠다고 외친 손석구는 '내가 스토리 올린다고 했지?'라는 멘트와 함께 약속을 지켰다.

미소씨가 스파이더맨 무대인사 후기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11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짐미조 채널 캡처

미소씨가 스파이더맨 무대인사 후기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11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짐미조 채널 캡처


이후 '댓글부대' 무대인사 때도 극장을 방문한 김미소씨는 영화의 콘셉트에 맞게 '엔터키' 가면을 만들어 쓰고 갔다. 이때 플랜카드 문구는 '나만 안 누르면 되는데...'였다. 손석구는 미소씨를 알아본 듯 유심히 쳐다보다가 이후 객석으로 향해 그에게로 직진했다. "오빠 나 스파이더맨이야"라는 외침에 "그래서 알아보고 왔잖아요"라고 말한 손석구는 미소씨의 직업과 SNS 계정을 물어보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여줬다.

미소씨는 후기 영상을 통해 "그날 이후로 잠을 못 자고 있다. 대체 나한테 SNS 주소를 왜 물어본 거냐. 혹시 (손석구가) 디엠이나 댓글을 남길까 봐 계속 확인 중"이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남다른 입담과 에너지를 뽐낸 그는 꾸준히 영상을 올리면서 유튜버로 성장해갔고, 어느덧 13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가 됐다.

손석구와 김미소씨가 재회했다. 짐미조 채널 캡처

손석구와 김미소씨가 재회했다. 짐미조 채널 캡처


그러다 지난 24일 공개된 영상이 놀라움을 자아냈다. 손석구가 직접 짐미조 채널에 등장한 것. 그는 디즈니플러스 '나인퍼즐' 공개를 앞두고 홍보차 여러 가지를 논의하던 중, 홍보사 측에 먼저 팬 채널 출연을 제안했다고 한다.


영상에서 손석구는 미소씨를 만나 미국에서 산 티셔츠와 일본 공항에서 산 과자를 선물했다. 그러면서 "(이 컨텐츠는) 내가 하자고 했다. 재석 선배님이 하는 거나 나영석 PD님이 하는 그런 채널을 다 제끼고 나는 짐미조를 나가겠다고 했다"며 "나도 궁금한 것도 있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팬들은 어떤 마음일까 나름 인터뷰를 시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손석구는 영상들을 다 봤다면서 "미소씨가 될 줄 알았다. 남다른 게 있다. 무대인사 때 처음 봤는데 (배우들이) 다들 엄청 좋아했던 거 알지 않나. 왠지 느낌에 다른 무대인사 때 또 보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나름 찾아보다가 '댓글부대' 때 (미소씨를) 다시 본 거다"라고 회상했다.

손석구가 팬을 만나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짐미조 채널 캡처

손석구가 팬을 만나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짐미조 채널 캡처


그는 "말을 정말 잘하더라. 내 친구들한테 (영상을) 다 돌렸다. 내 팬이라고"라며 "내 입으로 물어보긴 뭐하지만 어쩌다 내 팬이 된 거냐. 어떤 부분 때문에 나를 그렇게 엄청 좋아해주는지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미소씨는 "'연애 빠진 로맨스' 때부터 '내가 손석구 좋아하는구나' 하고 인정했다. 진짜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상형이다. 얼굴이 이상형이고 느릿느릿한 말투가 좋다. 연기도 너무 잘하고 항상 맡는 배역이 내가 좋아하는 성격"이라고 답했다.


남자친구가 없냐고 묻는 손석구를 향해 그는 지금은 없다면서 "그 당시 만난 남자친구가 스파이더맨 옷 입었다고 질투 엄청 했다"라고 털어놨다. 손석구는 웃으며 "무대인사 돌다 보면 텐션이 점점 떨어지는데 관객 중에 누군가 에너지 업시켜주는 분이 있으면 너무 고맙다"라고 응수했다.

그가 무대인사 현장에서 다시 만난 김미소씨에게 직업과 SNS 계정 등을 물어본 이유도 있었다. 손석구는 "그때 회사를 설립하던 시기였다. 누구랑 같이 만들어나가는지가 중요하다. 홍보팀은 재기 발랄하고 사고를 좀 달리하는 사람들이 잘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생기면 저 친구 영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거다. 그러는 와중에 10만 유튜버가 됐더라"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손석구가 팬과 데이트에 나서 눈길을 모았다. 짐미조 채널 캡처

손석구가 팬과 데이트에 나서 눈길을 모았다. 짐미조 채널 캡처


더불어 그는 "나 전에 다른 사람 좋아한 적 있어?"라고 물었고, 미소씨는 "태어나서 연예인을 이렇게 좋아한 게 처음이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손석구는 "(만약 있다면) 배신감이 좀 들 거 같긴 해. 갈아타게 되면 솔직하게 얘기해 줬으면 좋겠어. 그게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예의지. 연인끼리도 싫어졌으면 빨리 얘기해주면 좋잖아"라고 했고, 미소씨는 "지금 날 연인으로 생각하는 거냐"라며 감격했다. 손석구는 "약간 비슷한 거 같다. 팬과의 관계는"이라며 웃었다.


해당 영상에서 두 사람은 연인들이 할법한 다양한 데이트를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손석구는 헤어지기 전 미소씨를 향해 "서울 오면 전화해"라고 말하며 따스한 면모를 드러냈다. 지금껏 많은 스타들이 팬서비스를 보여준 바 있지만, 이렇게 진실되고 깊게 소통한 경우는 드물기에 손석구의 인간미가 더욱 빛난 순간이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