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매체 'BBC'는 24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짐 랫클리프 구단주 체제에서 두 번째로 정리해고를 준비한다"고 전했다. 이번 규모는 최대 200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알려졌다.
BBC에 따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머지않아 캐링턴 훈련장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에게 해고를 전달한다. 절차는 이미 몇 주 전부터 진행된 가운데 직원 일부는 구조조정의 결정을 알고 있다는 소식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유로파리그 우승 실패로 구단 재정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는 이유로 대규모 직원을 정리하려고 한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6위에 머물면서 리그 성적으로는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없어 오로지 유로파리그 우승에 초점을 맞춰왔다.
반대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결승 내내 단조로웠다. 후방 빌드업의 짜임새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토트넘 못지않게 선 굵은 패스를 선보이면서 공격권을 쉽게 헌납했다. 전반 초반 잠시 몰아친 공격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장면을 만들지 못한 이유다. 토트넘의 압박을 풀어내기는 커녕 뒤로 돌리면서 전진에 실패했다.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이 끝나기 전에 브레넌 존슨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줬고, 끝까지 만회에 실패하면서 모든 걸 잃었다. 우승 트로피는 물론 다음 시즌 구성한 계획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유로파리그 웃으팀에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1억 파운드(약 1,851억 원)의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고위층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근래 길게 이어진 성적 부진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로열티는 많이 낮아졌다. 단순히 성적에 따른 상금의 하락 외에도 글로벌 인기의 하락, 마케팅 수익 감소 등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5년간 3억 7,000만 파운드(약 6,851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무분별한 선수 영입으로 아직도 타 구단에 미지급된 이적료가 3억 1,300만 파운드(약 5,795억 원)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랫클리프 구단주는 계속해서 작은 돈에만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화학그룹 이네오스의 창립자이자 영국의 억만장자인 랫클리프는 지난해 2월 16억 파운드(약 3조 원)를 투자해 맨유 지분 28.94%를 인수하며 기존 소유주인 글레이저 가문으로부터 축구단 운영권을 받아내 공동 구단주 지위를 얻었다. 부채가 상당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되살리기 위해 여러 대목에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맨유 팬들을 분노케 한 결정도 내렸다. 작년 10월에는 지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든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을 앰버서더 자리에서 내쳤다. 이 역시 비용 절감 조치로 연간 216만 파운드(약 40억 원)를 아끼게 됐다.
연말에도 재정 감축을 이유로 레전드 기부금을 폐지했다. 맨채스터 유나이티드는 클럽에서 활약했던 전직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다. 해마다 4만 파운드(약 7,510만 원)씩 기부해 도움이 필요한 레전드에게 힘이 됐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축구 선수들의 연봉이 높지 않았기에 전설이라 할지라도 노년을 준비하지 못했기에 1985년부터 복지 차원의 도움을 줬다.
랫클리프 구단주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가치를 높여오던 자선 기금을 지불하지 않기로 했다. 예산 절감을 위한 선택으로 4만 파운드(약 7,510만 원)를 아꼈다고 자랑해 비판을 받았다.
다만 아직 랫클리프 구단주의 칼질은 선수단을 향하지 않아 정작 우승에 실패한 피해를 직원들만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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