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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런던 NOW]"우리가 우승팀이다" 손흥민 앞세운 화려한 버스 행진, 20만 명이 나와 일제히 환호

스포티비뉴스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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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런던 NOW]"우리가 우승팀이다" 손흥민 앞세운 화려한 버스 행진, 20만 명이 나와 일제히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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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런던(영국), 이성필 기자] "쏘니(Sonny), 쏘니~."

'우승'이라는 감격의 메시지를 새긴 버스가 거리에 나타나자 저마다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다.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고맙다"라거나 "우리가 우승팀이다"라고 말하는 등 각자의 감정을 마음껏 표현했다.

24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일대는 인산인해였다. 현지시간으로 23일 오후 5시 30분부터 2024-25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토트넘 선수들의 화려한 대관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지붕이 없는 2층 버스에 타고 토트넘 팬들이 많은 거리를 크게 도는 버스 퍼레이드는 2007-08 리그컵 우승 이후 정상을 밟은 경험이 없는 팬들에게는 신기하면서도 즐거운 일이었다. 각자 구단의 상징물을 들고나와 선수들을 감동으로 맞이했다.

버스가 경기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출발했고 거리에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려는 인파로 가득했다. 당초 토트넘은 오후 3시에 버스 퍼레이드를 하려고 했지만, 팬들이 한참 일하는 시각이었고 퇴근 무렵으로 시간을 조정해 많은 사람이 즐기도록 배려했다.

런던이 워낙 큰 도시라 다른 동네에서는 토트넘이 버스 퍼레이드를 하는지 모를 가능성도 있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았다. 토트넘을 좋아하는 팬들이 지하철, 전철을 타고 일제히 북런던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24일 영국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선덜랜드-셰필드 유나이티드의 프리미어리그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도 예정되어 있다. 또, 영국의 연휴 중 하나인 '뱅크 홀리데이'까지 겹쳐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거리에 가득했다.

일찍 모인 팬들을 위해 토트넘은 토트넘 스타디움 앞에 DJ를 앞세워 음악 파티부터 열었다. 거리를 빠르게 통제했고 안전 요원들이 가득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다.

선수들이 탑승한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하늘 위에는 방송 생중계용 헬리콥터 세 대가 떠 있었다. 라이벌 아스널이 리그나 다른 컵대회 등을 우승했을 당시에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을 본다는 감격은 대단했다.


선두 버스의 전면에는 역시 손흥민이 있었다. 히샤를리송,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이 전면에서 손을 흔들며 팬들의 목소리에 화답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버스 뒤쪽에서 팬들의 박수에 대답했다.








좌우로 늘어선 팬들은 역시 손흥민의 이름을 가장 많이 연호했다. 손흥민은 우승의 맛을 뜨겁게 즐기는 모습이었다. 선글라스를 쓰고 우승컵을 들고 경기 종료 후 시상식 모습을 똑같이 보여주며 환호했다.

어린 팬들은 "쏘니~"를 외치며 좋아했다. 모두가 주인공이었지만, 특히 10년이나 토트넘에서 활약하며 헌신했던 손흥민에 대한 환호는 정말 컸다. 또, 결정적인 실점 위기에서 볼의 골라인 통과를 막았던 중앙 수비수 미키 판 더 펜도 영웅 대접을 받았다. 두 명은 버스가 모든 코스를 돌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간 뒤 사회자의 이름 연호에서 가장 큰 환호의 대상이었다.


퍼레이드에 몰린 인파는 20만 명 정도로 추산됐다. 버스 뒤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르며 응원가를 부르는 팬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종종 라이벌 아스널 팬들이 사는 집 앞을 통과하면 "F***king Arsnal"라거나 "We are spurs"라며 정체성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말들도 들렸다. 일부러 그랬는지는 몰라도 집 창문에 아스널 깃발이 보였기 때문이다. 올 시즌 '무관'인 아스널 앞에서 유럽클럽대항전을 우승한 토트넘 팬들의 한풀이가 시원하게 공중에 울려 퍼진 순간이었다.
경기장 인근에는 UEL 우승팀을 알리는 게시물도 붙었다. 적어도 당분간은 무관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당당하게 거리를 다닐 수 있는 토트넘 팬들이다.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간 해리 케인이 프로 선수 인생 16년 만에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으로 무관의 저주를 풀고 크리스탈 팰리스가 창단 119년 만에 FA컵 우승을 하는 등 역사를 새로 쓰는 상황에 제대로 마침표를 찍어준 토트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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