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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도입, 카드사 수익 개선보다 비용 부담 더 클 것”

헤럴드경제 정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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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도입, 카드사 수익 개선보다 비용 부담 더 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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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
카드사 당기순익, 애플페이 연관성 적어
애플·삼성페이 수수료 연간 1000억원 추정
NFC 단말기 도입 비용 6000억원 부담 예상
23일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학술세미나에서는 애플페이가 도입되더라도 카드사 수익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애플 아이폰16 시리즈 [임세준 기자]

23일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학술세미나에서는 애플페이가 도입되더라도 카드사 수익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애플 아이폰16 시리즈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국내 카드사가 애플페이를 도입하더라도 수익 개선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의 확산에 대응해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휴대폰 간편결제 수수료에만 약 1000억원이 부과돼 카드사의 순이익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23일 한국신용카드학회는 ‘카드사의 비용 효율화와 신수종 사업전략’을 주제로 춘계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김상봉 교수는 2023년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내 유일의 카드사인 현대카드의 사례를 통해, 국내 카드사가 애플페이를 도입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실적 변화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애플페이 도입이 카드사의 실적, 특히 당기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나타났다. 회귀분석을 통해 애플페이 도입 이후 개인카드 이용액(1조5000억원), 법인카드 이용액(9000억원), 전체 이용액(2조4000억원), 당기순이익(44억4200만원)의 증가분과 애플페이 도입 간에 큰 상관관계는 없었다.

애플페이 도입으로 삼성페이도 수수료를 개시하게 될 경우, 수수료 비용은 연간 약 1000억원에 달해 카드사 실적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애플페이 카드 거래 수수료율(0.15%)을 적용하면, 총 수수료는 약 1337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 수수료는 약 341억원, 삼성페이 수수료는 약 997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휴대폰 제조사 간편결제 이용금액에 수수료율과 시장점유율을 곱한 값이다. 올해 기준 국내 휴대폰 제조사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9.7%, 애플이 23.9%를 차지한다.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단말기 설치에만 6000억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4월 기준 국내에 설치된 NFC 단말기는 53만3471개로, 전체 400만개 가맹점의 10%에 불과하다. 앞서 현대카드와 가맹점은 애플페이 도입 1년 전부터 86억원을 5:5 비율로 단말기 설치를 진행했다. 소상공인 단말기 교체비용이 2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300만 가맹점에 단말기 설치로 필요한 비용은 약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이를 지원할 카드사의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개정될 때마다 인하되면서 카드사의 수수료율은 0%에 가까워졌고, 이에 따라 카드사의 수익 감소와 순이익 유지를 위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애플페이 도입으로 카드사는 추가적인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카드사의 수익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비용 효율성을 평가하기보다는 향후 추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애플페이 도입 이후 NFC와 같은 IT 인프라가 도입되고, 브랜드 보급 전략이 병행되면서 무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