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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개막 전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가 내려가다가 지난 5월 4일 메이저리그 무대에 콜업된 김혜성(26·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그렇게 소박한 기대에서 시작됐다. 가끔 대주자로 나가 베이스러닝을 잘하고, 여러 수비 포지션에서 실수만 없으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공격에서까지 기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적어도 이 방면은 김혜성보다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로스터에 차고 넘쳤다.
주전 중견수이자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토미 에드먼의 발목 부상 덕에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김혜성은 처음에는 그 임무에 한정되는 듯했다. 그런데 한 타석, 한 타석을 써보니 공격이 생각보다 매서웠다. 시즌 전 스프링트레이닝에서 타격 메커니즘을 상당 부분 바꿔 아직 적응 단계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적응력이 좋았다.
그렇게 주전 기회를 얻고, 그 기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김혜성의 가치는 치솟기 시작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잔류를 확정짓는 결정적인 사흘이 있었으니 바로 15일 애슬레틱스전부터 17일 LA 에인절스전으로 이어지는 3경기였다. 김혜성은 15일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경력 첫 홈런을 포함해 2타수 2안타를 기록하더니, 16일 경기에서는 3타수 3안타 2볼넷으로 대활약했다. 그리고 17일 경기 첫 두 타석에서도 모두 안타를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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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에드먼이 돌아올 때 결국 김혜성을 로스터에 남기고 4년 6000만 달러 계약의 마지막 해에 접어든 베테랑 유틸리티 플레이어 크리스 테일러를 방출하는 일대 사건으로 이어졌다. 보통 메이저리그 로스터 정리는 ‘돈’의 논리가 강하게 지배하는 법인데, 김혜성은 자신보다 훨씬 더 연봉이 많은 테일러를 밀어내면서 현지 언론과 팬들 사이에서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다저스가 김혜성의 능력에 확신을 가졌다는 증거였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또한 23일 ‘지난 주 기록’ 섹션에서 첫 머리에 다뤘다. MLB.com은 5월 17일부터 23일까지 리그 전체에서 나온 기록 10가지를 선정했는데, 첫 번째로 김혜성의 기록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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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은 이후 안타를 치지 못하며 타율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0.378이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410)은 여전히 4할이 넘는다. 김혜성은 앞으로 우완 상대 플래툰 멤버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비와 주루에서 실수를 하지 않고, 공격에서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면 계속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브랜든 곰스 LA 다저스 단장 모두 김혜성의 역동성과 에너지가 그간 팀에 잘 없었던 것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다른 기록으로는 한 경기 3홈런-8타점을 기록한 윌머 플로레스(샌프란시스코), 개인 통한 300홈런을 기록한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양키스 구단 역사상 네 번째로 어린 나이에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제이슨 도밍게스(뉴욕 양키스) 등이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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