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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회분야도, 내란 극복·정책 대화는 겉돌고 네거티브에 묻힌 대선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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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회분야도, 내란 극복·정책 대화는 겉돌고 네거티브에 묻힌 대선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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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왼쪽부터)가 23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사회 분야를 주제로 2차 TV토론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왼쪽부터)가 23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사회 분야를 주제로 2차 TV토론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23일 중앙선거관위원회가 주관한 두 번째 TV토론에서 ‘사회 갈등 극복과 통합 방안’ ‘초고령 사회 대비 연금개혁’ ‘의료개혁’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주제로 공방을 벌였다.

12·3 내란 극복과 국가공동체의 안정적인 지속을 위해 반드시 해법을 찾아야 하는 중요한 주제들이지만 토론은 깊이와 밀도가 떨어졌다. 후보들 간 강조점의 차이는 보였지만 새로운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문답은 찾기 힘들었다. 그 자리를 메운 것이 서로를 향한 정치 공세와 네거티브였다.

‘사회 갈등 극복과 통합 방안’ 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는 내란 극복과 내란 세력 심판이 통합이라며 김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대장동 재판과 형수 욕 등을 거론하며 이재명 후보를 공격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도 과거 부정선거론, ‘천안함 음모론’에 동조하는 모양새를 보였다고 했다. 권영국 후보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 듯한 김문수 후보 발언을 들어 “김문수 후보도 윤석열처럼 음모론자 같아 보인다”고 했다.

그 연장선에서, 보수 후보의 단일화 기싸움도 팽팽했다. 이재명 후보가 이준석 후보를 겨냥해 “이 후보께서 내란 세력인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할 거다, 이렇게 예상을 한다”고 하자, 이준석 후보는 “본인의 망상 속에서 그것만 두려운 것”이라며 단일화에 관심없다고 반박했다. 권영국 후보의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원상 복구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 지금은 유보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군가산제 재도입 문제를 놓고 김문수·이재명 후보가 찬반으로 갈렸고, 전장연 시위와 동덕여대 사태를 두고는 이준석 후보가 ‘사회 질서’를 앞세우고 권영국 후보가 “그 원인을 봐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기후위기 대응 방안’은 뚜렷이 갈렸다. 이재명 후보는 재생에너지를, 김문수 후보는 원전을 미래 에너지의 축으로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비판했고, 권영국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겨냥해 “공약집 어디에도 기후공약은 보이지 않는다”며 “자기 지식 자랑하러 여기 나온 거냐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김문수 후보는 “RE100은 불가능한 것”이라고 해 논란을 불렀다. 구글·애플·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RE100 불이행 기업들을 공급망에서 배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유럽연합(EU)도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적용해 탄소배출이 많은 나라의 수출품에 고율의 관세를 물리려는 현실과는 보수 후보들 인식이 너무 멀어 토론이 겉돌았다.

이날 사회분야 토론이었지만 검찰개혁·사법개혁, 언론자유, 성평등, 불평등 해소 같은 주요 사회적 의제는 토론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내란을 몸으로 막아낸 광장 시민들의 눈높이에 여러모로 못미친 토론이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27일 마지막 정치 분야 TV토론에선 새 나라의 비전과 희망을 주는 생산적인 대화와 대안 제시가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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