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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트럼프 코인' 투자자 만찬 강행...韓 인사도 참석

파이낸셜뉴스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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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트럼프 코인' 투자자 만찬 강행...韓 인사도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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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2일 워싱턴DC 인근 본인 골프장에서 가상자산 투자자 만찬 참석
'오피셜 트럼프' 상위 매수자 220명 모아 비공개 저녁 만찬
야권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력 직책을 사적으로 이용한다고 비난
韓 가상자산 업계 인사들도 참석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오피셜 트럼프' 관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 헬리콥터로 향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현직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딴 가상자산인 '오피셜 트럼프'의 고액 투자자 행사에 예정대로 참석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미국 야당 인사들은 트럼프가 공직자 신분으로 대놓고 부패 행위를 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22일 백악관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워싱턴DC 인근의 버지니아주 스털링으로 향해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착륙했다. 해당 골프장은 트럼프가 소유한 시설이다. 트럼프는 이날 골프장에서 오피셜 트럼프 고액 보유자들과 함께 비공개 저녁 만찬을 진행했다. 메뉴에는 스테이크와 넙치 구이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오피셜 트럼프’ 투자자 만찬 강행
NYT가 입수한 행사 영상에 따르면 트럼프는 만찬장 연단에 올라 "전임 정부는 여러분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올해 2번째 취임식을 치른 트럼프는 첫 번째 대통령 임기 중이었던 2019년 발표에서 "나는 가상자산의 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을 거치면서 가상자산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바꿨다. 그는 동시에 가상자산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을 미국 전략 자원으로 비축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22일 만찬에서 미국의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가상자산 업계를 탄압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가 "모두를 추적했으며 그건 솔직히 망신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앞으로 변화가 다가왔다며 "가상자산은 상식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여기 모인 모두를 돕기 위해 일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모임은 미국 가상자산 기업 파이트파이트파이트 유한책임회사(LLC)가 주최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공지를 통해 오피셜 트럼프를 많이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감사하는 의미로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공지 당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오피셜 트럼프 보유자들의 보유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위 220명을 이달 22일 골프장 만찬에 초대한다고 밝혔다. 220명 중에서도 최상위 25명의 특별 손님들은 만찬 이전에 트럼프와 미리 만났다. 아울러 만찬 다음날 백악관을 관광할 수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오피셜 트럼프의 전체 물량 가운데 80%는 파이트파이트파이트 LLC와 CIC디지털 LLC가 공동 보유하고 있다. CIC디지털과 파이트파이트파이트 LLC 모두 트럼프의 부동산 기업인 트럼프오거나이제이션의 계열사다.

트럼프는 취임식 사흘 전이었던 지난 1월 17일에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피셜 트럼프 출시 소식을 알리고 해당 가상자산이 자신의 공식적인 '밈 코인'이라고 선언했다. 밈 코인은 인터넷이나 기타 매체에서 유행이나 유머, 각종 사회 이슈들의 이름과 이미지를 따서 장난처럼 만들어내는 가상자산이다. 파이트파이트파이트 LLC는 지난달 공지 당시 트럼프가 일정상 만찬에 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미리 고지했다.



미국 민주당의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오리건주)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입구에서 트럼프의 가상자산 모임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야권 반발, 韓 인사들도 행사 참석
민주당을 비롯한 미국 야권에서는 트럼프가 공직자이자 미국 대통령 신분으로 사적인 모임에 나간다며 반발했다. 22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입구에는 약 100명의 시위대가 모여 "가상자산 부패를 멈춰라" 혹은 "참여자 명단을 공개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 동참한 민주당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오리건주)은 "이건 가상자산 부패 클럽"이라며 "에베레스트산만큼이나 거대한 부패"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도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행사가 "난잡한 부패 잔치"라고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가 "가상자산을 통해 자기를 더 부유하게 만드는 데 미국 대통령직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만찬에 참석한 투자자들이 참석권을 따내기 위해 오피셜 트럼프에 투자한 돈이 1억4800만달러(약 2034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트럼프의 행보에 대해 "대통령이 직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불합리한 언사"라고 강조했다. 레빗은 "대통령은 미국을 공식적으로 섬기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기 전에도 매우 성공적인 인물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유명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가상자산 '트론'의 창시자로 유명한 중국계 투자자 저스틴 선은 NYT를 통해 "트럼프와 만나고 그와 가상자산의 미래에 대해 논하는 것이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한국 가상자산 기업 하이퍼리즘의 오상록 공동대표와 나수경 이사도 참석했다. 오 대표는 NYT와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가 "모금 행사와 비슷하다"라며 "트럼프는 항상 그의 후원자들에게 잘 대해 준다"고 말했다. 이날 녹화된 영상에 의하면 트럼프는 최상위 25명의 투자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가상자산의 리더가 되길 원하며 우리는 모든 것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이번 행사에 거물 급 가상자산 관계자 외에도 다양한 인플루언서나 트럼프 지지자들이 오직 트럼프와 만나기 위해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입구에서 신원 미상의 만찬 손님(왼쪽 세번쩨)이 마스크를 쓰고 골프장 안으로 이동하고 있다.AF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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