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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찰청. 제주경찰청 누리집 갈무리 |
제주의 중학교 교내에서 사망한 40대 교사는 학생 가족이 교육청에 민원을 넣은 지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학생의 누나인 ㄱ씨는 지난주 금요일인 지난 16일 저녁 도교육청 당직실로 교사 ㄴ씨에 대한 민원이 있다며 연락했다. ㄱ씨는 성인이라고 한다. 당직실은 “(해당 부서 일과가 끝났으니) 월요일에 제주시교육지원청에 문의해보라”며 안내했다.
실제 ㄱ씨는 지난 월요일인 19일 오전 제주시교육지원청 담당 부서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 내용을 접수한 담당 부서는 ㄴ씨가 근무하는 중학교 교감에게 연락해 “이런 내용의 민원이 들어왔으니 그게 사실인지 확인 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학교도 처음으로 ㄱ씨 민원을 인지했다고 한다. 그 뒤 교감이나 교장이 ㄴ씨를 불러 직접 사실관계를 물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는 “19일 교육청에서 연락을 받고 알았다”며 “(당시 학교 대응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청을 통해 학교가 민원 내용을 전달받고 사실 확인에 나선 지 사흘 만인 지난 22일 새벽 0시46분께 ㄴ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ㄴ씨는 전날인 21일 저녁에 집에서 나와 학교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인 22일 새벽 0시29분께 가족은 실종 신고를 접수했고, 경찰이 학교 주변을 수색하던 중 학교 창고에서 사망한 ㄴ씨를 찾았다.
ㄴ씨는 학생 가족의 민원을 교육청과 학교가 알게 된 상황에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추정된다. 교무실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들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한다. 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인 ㄴ씨가 자주 결석하는 학생을 지도했고, 이 과정에서 누나인 ㄱ씨가 개인 휴대전화로 지속적인 항의를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학교, 교육청, 경찰은 “(민원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아 ㄱ씨가 경찰 수사 대상은 아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계획”이라면서도 “일단 학교 관계자와 (교사) 가족 수사, (ㄴ씨가) 연락을 주고받은 휴대전화의 포렌식 분석을 한 뒤 유의미한 자료가 나오면 (ㄱ씨도) 수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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