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석 기자] "AI는 실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실수 속에서 자란다"
프로기사 A 9단은 "AI는 감정을 느끼지 않지만, 인간은 실패를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가진다"고 인간만의 장점을 설명했다.
AI 바둑은 철저히 오류 없는 정답의 게임이다. 이미 수억 개의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최선의 수를 예측하며, 오답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프로기사 A 9단은 "AI는 감정을 느끼지 않지만, 인간은 실패를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가진다"고 인간만의 장점을 설명했다.
AI 바둑은 철저히 오류 없는 정답의 게임이다. 이미 수억 개의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최선의 수를 예측하며, 오답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사람은 실수한다. 그 실수를 복기하고 반성하며, 그 안에서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간다.
복기의 본질은 실수를 직면하고 기억하는 것이다. AI 복기 프로그램은 '어디서 승률이 떨어졌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숫자는 차갑지만 명확하다. 그러나 그 순간의 두려움, 실전에서의 판단 미스, 상대의 심리전 속에서 흔들린 감정은 오직 인간만이 기억할 수 있는 것들이다.
모 여류 9단은 "AI는 항상 최선의 수를 찾지만, 인간은 실수를 통해 성장한다"라고 인간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지난 4월 19, 20 양일 간 열린 조남철배에서 양계봉 선수가 16강에 올랐다. (사진=한국바둑고등학교) |
실패에서 배운 사람들, '약점'을 연습한 기사들
많은 기사들이 AI를 활용하면서도, 자신의 실수 유형을 찾아 집중 훈련한다.
B 여류 프로기사는 "AI는 약점을 지적해주지 않지만, 스스로의 약점을 인식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름의 훈련 방법을 설명했다.
그녀는 초반 포석에서 자주 흔들리는 패턴을 스스로 찾아, AI와 반복 시뮬레이션으로 극복했다. 이는 AI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다. '실수의 기억'은 인간만이 갖는 학습의 재료다.
AI는 인간의 실수를 분석하지만, '공감'하지 않는다. 바둑은 때로 정신력의 싸움이다. 좋은 흐름을 놓치고 흔들릴 때, 누군가는 무너지고 누군가는 다시 집중한다.
AI는 이 상황에서 "다음 수는 승률 58%의 이 수"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심리적 무게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조언이다.
한 여류 7단은 "그 수를 두는 게 맞는 건 알았어요. 근데 무서워서 못 뒀죠"라고 회상했다.
AI는 두려움을 계산하지 않는다. 하지만 프로기사들은 그 두려움을 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한다. 실수는 인간이 바둑을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결함의 AI vs 불완전한 인간과의 싸움에서 인간은 왜 계속 도전하는가? AI는 완벽하다. 하지만 인간은 그 완벽함을 넘어서고 싶어 한다.
틀리고, 흔들리고, 다시 돌아와서, 결국 더 나은 수를 둔다. 이 모든 과정은 '오답을 아는 존재'만이 겪을 수 있는 여정이다. "AI가 바둑을 정의한 시대, 인간은 다시 실수의 가치를 되묻는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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