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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 백희나 작가의 상상력, 日 대표 애니 제작사 손에서 구현되다…28일 개봉

스포츠W 임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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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사탕’ 백희나 작가의 상상력, 日 대표 애니 제작사 손에서 구현되다…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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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가을]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한국 대표 동화 작가 백희나의 작품이 일본 대표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손을 거쳐 스크린에 찾아온다.

23일 오전 서울 광진구 소재의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단편 애니메이션 ‘알사탕’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백희나 작가와 작가, 토에이 애니메이션 와시오 타카시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원작 동화를 탄생시킨 백희나 작가는 2005년 데뷔작 ‘구름빵’을 시작으로 ‘삐약이 엄마’, ‘장수탕 선녀님’, ‘나는 개다’ 등 작품을 선보여왔고,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받은 바 있다.

백 작가는 “부산, 뉴욕 영화제에서 봐서 큰 스크린에서 보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오늘 제일 감동이 컸다. 새삼스럽게 여기까지 왔구나 생각이 들었다”면서, “저희 아들이 ‘알사탕’에 영감을 줬던 모델이었는데.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들이 고3이 됐다. 근데 애니메이션 속에서는 아직 그대로인 동동이의 모습을 보니까 고맙고 반가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알사탕’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놀던 아이, 동동이가 우연히 신비한 마법의 알사탕을 얻게 되며 펼쳐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다룬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백 작가의 작품인 ‘알사탕’과 ‘나는 개다’를 원작으로 한다.

특히 이번 애니메이션은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단델라이온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제작을 맡고, ‘닥터 슬럼프’, ‘드래곤볼’ 시리즈, ‘원피스’ 등을 선보인 니시오 다이스케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은하철도999’, ‘드래곤볼’, ‘세일러문’ 등을 제작한 토에이 애니메이션은 1956년 창립 이래 60여 년간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을 이끌고 있으며, CG 애니메이션 기획과 제작에 특화된 토에이 애니메이션의 관계사인 단델라이온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26년 만에 완성된 ‘슬램덩크’의 후속작‘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선보여 국내에도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프리큐어’의 아버지, 와시오 타카시 프로듀서는 원작 동화를 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일본 출판사에서 추천을 받았었다. 처음 읽었을 때 굉장한 충격을 받았던 것이 기억난다. 클레이 기법이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것이었고,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했었다. 마찬가지로 스토리도 너무 훌륭했다”고 밝혔다.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협업하게 딘 것에 대해 백 작가는 “저도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던 사람이라 토에이에서 만들었던 역사적인 작품들을 잘 알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작품을 봐와서 제안을 받았을 때는 굉장히 기뻤다. 근데 이사님이 오셔서 의뢰를 주셨을 당시에는 너무 쉬워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염려되는 부분들을 먼저 말씀드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백 작가는 토에이 애니메이션의 원작자를 대하는 세심한 태도에 대해 감탄하기도 했다. 제작 과정은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단델라이온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만든 결과물에 대해 백 작가가 피드백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백 작가는 “아날로그 적인 느낌을 원하는데 CG로 제작하게 되면 그 느낌을 잃을까봐 가장 걱정된다고 말씀드렸더니 CG로 캐릭터를 모델링해서 보여줄테니 마음에 든다면 허락을 해달라 하셨다. 그걸 보여주시기까지 1년 정도 걸렸고, 피드백을 드렸더니 성의있게 반영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셨다”면서, “토에이의 접근의 방식이 좋았다. 원작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충분히 전달되었고, 어떻게 보면 황금 같은 제작진이 뭉친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기대가 됐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니시오 감독을 비롯한 일본 제작진은 제작 과정 동안 몇 번씩 한국을 방문해 로케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이는 백 작가가 강조한 한국의 오리지널리티를 위한 것이었다.

백 작가는 “‘알사탕’이라는 그림책은 한국에서 정말 많이 사랑받은 그림책이다. 워낙 애니메이션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소중한 한국의 그림책이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건 좋지만, 혹시나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라는 인식으로 책의 아이덴티티가 흔들리게 될까봐 걱정이 굉장히 컸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많이 말씀을 드렸고, 그걸 깨지 않기 위해 정말 한국적인 배경과 오리지널리티를 잃지 않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셨다.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특히 작품의 오프닝 시퀀스는 한국에서의 로케이션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와시오 프로듀서는 “감독과 한국에는 언덕이 굉장히 많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오프닝 시퀀스의 배경은 언덕 위에서 본 대도시를 차용했다”면서, “감독과 한국에 갔을 때 까치를 많이 봤다고 전달한 적이 있다. 그게 신경이 쓰여서 알아봤더니 까치가 한국의 새라는 걸 찾아내셨다고 한다. 그래서 첫 씬에 까치를 등장시키고, 그 까치가 언덕에서 거리로 내려가 동동이에게 도착하는 연출을 하셨다. 만약 이런 얘기를 감독님과 나누지 않았고 로케이션을 하지 않았다면 까치가 아니라 까마귀가 되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애니메이션상 부문 후보에 공식 선정되며 주목받았다. 또 2024 뉴욕 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단편 부문 심사위원상 및 관객상을 동시 수상했으며, 씨네키드 영화제, 키네코 영화제, 캠브리지 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총 8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에 대해 백 작가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목표가 상업적인건 아니었다는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노미네이트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상징적인 좋은 결과가 있으니까 원작자로서의 몫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매번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수상이나 결과보다는 완성도 있게, 생각했던 의도대로 자랑스러울 만큼 잘 만들어냈다는 게 중요해서 크게 기쁘긴 하지만 의미를 많이 두지는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와시오 프로듀서는 “단편이었기 때문에 상업적으로는 성사가 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떻게든 만들어보고 싶어서 회사를 설득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영화제 출품을 하겠다는 것이 그 중 하나였다. 좋은 작품을 만들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훌륭한 결과를 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한국에 공개가 되어서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와시오 프로듀서는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된 이후 방문한 LA에서의 에피소드를 통해 백 작가의 위상을 확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작가님과 함께 LA에 가서 여러 업계 관계자와 인사했는데 거기서 알게된 점은 선생님이 굉장히 유명한 분이셨다는거다. ‘우리 대학에서 같이 일했었잖아’ 같은 식으로 말하시면서 여러 분들이 와서 악수를 하셨다. 그 덕분에 저희도 좋은 대우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극장에서 상영되는 ‘알사탕’은 우리말 더빙과 함께 영상 속 자막이 한글로 교체된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와시오 프로듀서는 “일본어 버전에서는 소파와 같은 등장인물의 목소리 글자가 전부 일본어로 되어있지만, 한국에서 상영할 때는 한국인들이 봤을 때 위화감 없고 익숙한 풍경이기를 바랐기 때문에 자막과 영상을 전부 한국어로 제작했다. 저는 그 후로 한국어를 공부해서 조금은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백 작가는 “재미있게 봐주셨음 좋겠고 상영시간이 짧은 만큼 아기들도 와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극장 입문 첫 작품으로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한편 ‘알사탕’은 오는 28일 극장에서 개봉한다.[저작권자ⓒ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