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시기 놓고 주요 정당·실세 군부 등과 이견 못좁혀 “무력감”
지난해 8월, 하시나 전 총리 사퇴 후 전격 과도 정부 수반 맡아
지난해 8월, 하시나 전 총리 사퇴 후 전격 과도 정부 수반 맡아
[다카=AP/뉴시스] 모하메드 유누스(오른쪽)가 지난해 8월 8일 다카 대통령궁에서 임시 정부 수반에 취임하면서 선서하고 있다. 2025.05.23. |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방글라데시 임시 정부 수장인 무함마드 유누스 최고 고문이 국내 정치적 교착 상태에 대한 좌절감으로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학생 운동 주도의 국민시민당(NCP) 대표 나히드 이슬람은 22일 오후 유누스 고문과 만난 후 이같이 말했다고 BBC 방송 방글라데시 서비스에 말했다.
이슬람 대표는 여러 정당 간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유누스 총리는 효율적인 업무 수행에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대표는 BBC 방글라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만난 유누스는 사임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에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고 느낀다고 한다”고 전했다고 이코노믹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슬람 대표는 “유누스는 정당들이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면 자신이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슬람 대표는 “국가의 안보와 미래를 위해 그리고 대규모 봉기가 불러일으킨 희망을 존중하기 위해 그에게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당들이 결국 단결해 유누스가 자신의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협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희망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누스 최고 고문은 이날 오전 비공식 장관급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누스 정부가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 중에는 지난해 8월 학생 주도의 민주화 시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군부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인도로 ‘야반 도주’하며 아와미 연맹 정권이 무너질 때 군은 정부 지시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를 강제 진압하지 않았다.
그러나 군부는 공군기를 이용해 하시나가 인도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손을 내밀었다.
최근 정치권의 혼란에는 총선 시기에 대한 이견이 자리잡고 있다.
유누스 최고 고문은 총선을 늦어도 내년 6월까지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하시나 정권에서 제1야당이었던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은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수도 다카에서 처음으로 과도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열었다.
군부를 대표하는 와커 우즈 자만 육군 참모총장도 “방글라데시가 혼란스러운 국면을 지나고 있다”면서 총선은 올해 12월까지는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유누스는 지난해 7월 중순 이후 한 달 가량 지속된 민주화 시위로 하시나 전 총리가 물러난 뒤 지난해 8월 8일 영국 런던에서 귀국해 임시정부 수반을 맡았다.
그는 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의 꿈이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말하며 정국 수습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복잡한 정국에서 실세인 군부까지 자신의 구상을 따라주지 않으면서 사임으로 내몰리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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