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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구축함 파손 심하지 않다…죄과 무마할 순 없어”

매일경제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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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구축함 파손 심하지 않다…죄과 무마할 순 없어”

서울흐림 / 2.2 °
배 밑바닥에 구멍 없는 등
실제 피해는 크지 않은 모양
다만 사고 지켜본 金 ‘격노’
‘숙청’ 등 엄중 처벌 가능성


영국 비영리 싱크탱크 ‘오픈소스센터’가 22일(현지시간) X(엑스)에 공개한 북한 5000톤급 신형 구축함의 위성 촬영 사진. 함수는 육지에, 함미는 바다에 뜬 채 파란색 위장막이 둘러져 있다. [사진=영국 오픈소스센터 X]

영국 비영리 싱크탱크 ‘오픈소스센터’가 22일(현지시간) X(엑스)에 공개한 북한 5000톤급 신형 구축함의 위성 촬영 사진. 함수는 육지에, 함미는 바다에 뜬 채 파란색 위장막이 둘러져 있다. [사진=영국 오픈소스센터 X]


북한이 진수 과정에서 전복된 새 5000톤급 구축함에 대해 검사한 결과 파손 정도가 처음 발표한 수준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격노한 만큼 책임자에 대해서는 ‘엄중 처벌’이 이뤄질 전망이다.

23일 조선중앙통신은 검찰 기관과 전문가로 구성된 구축함 진수 사고 조사 그룹이 지난 21일 청진조선소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에 대한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수중 및 내부 검사를 진행한 결과 초기 발표와 달리 선저 파공(배 밑바닥 구멍)은 없으며 선체 우현이 긁히고 선미 부분의 구조 통로로 일정한 양의 해수가 침수됐다”고 전했다.

이어 전문가들을 인용해 “침수된 격실의 물을 빼고 함수 부위를 진수대에서 분리해 함정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2~3일, 현측 복구에 10여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적었다.

조사 내용을 보고받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파손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면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한 원인과 책임있는 당사자들을 조사 적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자들은 절대로 자기들의 죄과를 무마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신에 따르면 홍길호 청진조선소 지배인 등 책임이 명백한 인물들은 속속 구속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1일 청진조선소에서 김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 건조한 구축함에 대한 진수식을 진행했다.

그러나 구축함을 측면으로 진수하는 과정에서 함미와 함수의 균형이 맞지 않아 함미 부분만 바다로 미끄러져 주저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전 과정을 지켜본 김 위원장은 “순수 부주의와 무책임성, 비과학적인 경험주의에 의해 산생된 도저히 있을 수 없고 용납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 사고이자 범죄적 행위”라며 격노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직접 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와 국가과학원 역학연구소 등을 일일이 거명하며 처벌을 예고했다. 일각에선 책임자 ‘숙청’이 단행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지난달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포조선소에서 열린 5000톤급 신형 다목적 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에 딸 주애와 함께 참석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달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포조선소에서 열린 5000톤급 신형 다목적 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에 딸 주애와 함께 참석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한편 사고 구축함은 북한이 지난달 25일 남포조선소에서 진수식을 진행했던 5000톤급 신형 다목적 구축함 ‘최현호’의 쌍둥이함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당시 딸 주애와 함께 진수식 행사에 참석하고, 강화된 해군력에 대한 자부심을 표출했다.

최현호는 북한의 기존 최대 규모 함정(1500톤 압록급 호위함)보다 3배 크며 74개의 수직발사대를 갖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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